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 수학에 빠진 천재들이 바꿔온 인류의 역사
송명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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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것은 '수학' 때문이 아니었다. '미치도록 기발한'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수'에 미친 종교집단 수장 피타고라스부터

'세상에서 제일 까다로운 수학 문제'로 기네스북에 오른 페르마,

종전을 앞당겨 수많은 목숨을 살린 앨런 튜링까지!

기상천외한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진다! (책 띠지 중에서)

학교 다닐 때에는 수학이 싫었지만, 이건 수학이 아니라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니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그냥 수학자들이 아니라 기상천외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니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 『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송명진.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수학의 재미를 전하려 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원근법과 수학 지식을 이용해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은 생동감 넘치는 걸작들을 창조해낼 수 있었습니다. 미적분의 발명으로 자연 속의 모든 현상을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인류는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았으며, 마침내 사람이 직접 손으로 풀기 어려운 방정식을 풀기 위해 빠르게 계산을 해주는 컴퓨터를 만들어내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수학과 인류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습니다. 수학과 인류사는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수학자들의 업적 정리로 시작한 원고 작업이 확장되어 수학사를 그려내는 책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2명의 수학자라는 퍼즐 조각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즐거움과 함께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학사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는 성취감을 맛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11쪽)

이 책은 총 12부로 구성된다. 1부 '직각삼각형의 비밀을 밝힌 피타고라스: 사실은 수학을 '신'처럼 모시는 종교집단 수장이었다?', 2부 '수학을 '학문'으로 만든 유클리드: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3부 '양팔저울에서 방정식 풀이법을 찾아낸 알 콰리즈미: 알고 보니 '알고리즘'의 아버지?', 4부 '인도-아라비아숫자의 실전 활용법을 유럽에 전파한 피보나치:'토끼 문제'로 황금비를 발견하다?', 5부 '위대한 예술가의 수학 선생님, 파치올리: 다빈치와 만나 희대의 걸작을 완성시키다!', 6부 '게으른 천재, 데카르트: 그 덕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올 수 있었다?', 7부 '프로를 이긴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학 문제'로 기네스북에 오르다?', 8부 '미적분과 2진법을 만든 라이프니츠: 알고 보니 '수포자' 양산의 주범?', 9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만든 오일러: 실명한 후 더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10부 '새로운 기하학을 만든 가우스: 엄청난 완벽주의자였다고?', 11부 '무한으로 가는 길을 연 사람, 칸토어: 세상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12부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링: 암호 해독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로 나뉜다.

가장 먼저 피타고라스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출생-사망, 출생지, 직업부터 알려주는데, 수학 말고 수학자로 접하니 거리감이 덜하다. 사실 중학생 때 배워서 평생 써먹는 정리가 바로 '피타고라스 정리'이니 그게 더 가까운 거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억지로 외워서 계속 써먹는 공식 말고 이 책에서 듣는 이야기는 참신하다.

"피타고라스가 수학 종교의 교주라고?"

이 질문과 함께 피타고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 문화의 발상지이자 무역의 중심지인 에게해 사모스섬 출신으로, 당시 세상에서 지식과 돈이 가장 많이 몰리는 중심지에서 태어났고, 피타고라스는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와 유교의 시조인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고, 예수님이 태어나기 5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등등 그의 삶을 줄줄 풀어준다.

50세의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온 피타고라스는 반원이라는 이름의 학교를 여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강남에 있는 유명 학원과 같은 것으로, 당시 그리스 전역에 있는 지식인들이 이 학교로 구름같이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학원 사업이 번창한 것이다.

그러던 중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530년경 독재 권력을 휘두르던 폴리크라테스와 갈등을 빚어 고향 사모스를 떠나 남부 이탈리아 해안 도시 크로톤으로 옮겨가는데, 그곳에서 피타고라스의 학교는 종교단체와 같은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이다.

공동 생활을 하며 '만물의 근원은 수이다'라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수학을 신으로 믿기 시작합니다. 수의 의미와 신비로움을 탐구하는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수도원이 되었던 겁니다. 오각형의 휘장을 단 간소한 흰옷을 입은 사람들. 그들은 피타고라스의 가르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이 공동체에 들어온 사람들로, 윤회 사상을 믿으며 채식을 하고, 모든 연구 결과를 스승인 피타고라스의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22쪽)

피타고라스 학파는 수학을 공부하는 학교가 아닌 수학을 믿는 종교 단체, 즉 폐쇄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공동체(22쪽)였다고 하니, 이 사실을 알고 보니 그렇게 지겹고 익숙하게 접하던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낯설게 다가온다.



그러고 보니 수학과 수학자에 대해 미처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너무 지겹게 접했던 것 같다.

이렇게 알아가는 단계를 거쳤어야 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쉽다.

뭐 이미 다 지나버린 세월 어쩌겠는가. 지금이라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또한 흥미로운 시간인 것을.

특별히 인상적인 것이 무엇인가 꼽아보니, 사실 새로 알게 되는 이야기가 꽤나 재미있어서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이 되었다.

이 책을 곁에 두고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로울 것이다.



알고 보니 '수포자' 양산의 주범?

그는 바로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니 '오호!' 하면서 읽어나간다. 나도 미적분에 치를 떨었기 때문에 더욱 공감하면서 말이다.

라이프니츠는 수학은 물론 철학, 자연과학, 논리학, 사회과학, 공학, 도서관학, 신학, 중국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게 전문적 지식을 갖춘 천재다. 보통의 수학자보다 늦은 스물여섯 살에 수학 공부를 시작했지만 12년 만에 미적분학이라는 새로운 수학을 발명했다고 한다.

학생들 입장에서야 수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미적분이지만, 미적분은 실제 과학의 많은 문제들을 쉽게 해결하면서 과학혁명을 이뤄냈다고 한다. 과학 혁명은 산업혁명으로 이어져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을 만들었으니, 수학, 과학의 꽃이 바로 미적분이라고 한다.



산의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서, 빌려준 돈의 이자를 편하게 받기 위해서, 대포의 사정거리를 계산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낸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현대의 수학이 되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귀찮고 짜증 나는 수학은, 발명 당시에는 매우 실용적이고 발전적인 아이디어들이 모인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놀라운 아이디어를 창조한 사람들이 있기에, 인류는 발전해왔다.

저자는 획기적인 수학적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꿔온 12명의 괴짜, 아니 천재들을 이 책에 소환해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미치도록 기발한 이 수학 천재들의 생각에 빠져들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_신승범 전 메가스터디, 이투스 수학 대표강사

옛날이야기 수학버전이라고 하면 될까.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수학사를 이야기로 술술 풀어가며 들려주니 몰입해서 읽게 된다.

다양한 사람 살이, 수학을 테마로 모아보았다고 하면 될까. 세상에 별의별 일이 다 있었구나, 생각하며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으니 읽는 맛이 느껴진다. 수학은 지루해도 괴짜 수학자들의 이야기는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 어렵기만 하던 수학과 한결 더 가까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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