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행이라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누구나가 찾는 행복,
그 행복이 이 안에 가득하다고.
샌드위치를 한 입 '우적' 씹어본다.
봄바람을 맞으며 연신 싱글벙글.
샌드위치를 씹고, 봄을 씹고, 행복을 씹고.
'행복, 별거 있나.' (189쪽)
그러고 보면 어느 인생이 깔끔하게 직진에 지름길로만 가겠는가. 다들 자신만의 걸음으로 어긋나고 모나고 실수투성이의 생방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그렇다고 인생을 다시 산다고 해도 딱히 더 근사하게 잘 해낼 자신은 없으니, 그리고 그 인생은 내 인생이 아닐 테니, 지금의 나를 토닥토닥 달래준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와 지난날의 나를 번갈아 보면서 나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건넨다. 괜찮다고. 잘 해내고 있다고. 수고했다고.
에필로그에 보면 저자의 외할머니 말씀이 인상적이다.
"할미는 올해 90살이라서 90km로 달려. 매일매일 죽음으로 달리는 속도가 90km야."
"할머니, 왜 그런 말을 해. 손녀딸 마음 아프게."
"너 마음 아프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손녀딸이 맨날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221쪽)
90세의 문턱에서 저자의 할머니가 깨달은 건 인생이란 게 참 살만하다는 것이라고 한다.
지나고 보면 어떤 날은 그렇게까지 무겁지 않아도 될 날이었을 수도 있겠다. 또 어떤 날은 정말 힘들었는데 잘 버티고 극복하고 잘 지나갔다고 생각할 날도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갖가지 인생길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나 자신의 인생에, 지나온 인생과 앞으로의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뭐 하나 빼놓고, 겪지 않고 가야할 길은 없는 게 인생이니, 앞으로도 실수도 하고 삑사리를 내더라도 내 인생을 응원해 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