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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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스카우트 마인드셋'이다. 먼저 그 뜻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스카우트 마인드셋

: 승리를 위해 전투지의 지형이나 적의 동향을 살펴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정찰병(scout)같이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니까 '스카우트 마인드셋'은 '직시'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저자의 2016년 TED 강연 '왜 우리는 틀렸을 때조차 옳다고 생각하는가'가 75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고 하여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에서는 강연 내용을 근간으로 내 안의 편견이나 맹목적인 확신, 지나친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세상을 명확히 바라보는 방법을 안내한다고 한다.

이 책은 인지과학과 역사, 전 세계적 화두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과학, 사회운동, 정치, 스포츠, 생존의 영역을 넘나들며 명료한 논조로 정찰병 관점을 적용해 성공을 이룬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지 못하게 우리 시야를 가리는 왜곡된 감정과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에서 벗어나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준다. (책날개 중에서)

믿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찰병처럼 직시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었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스카우트 마인드셋》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줄리아 갈렙. 비영리단체 응용합리성센터의 공동설립자로 페이스북, 트위터, 드롭박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에 인간의 합리성과 의사결정에 관한 자문과 워크숍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기 팟캐스트 '래셔널리 스피킹'의 운영자이자 진행자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을 비롯해 마이클 샌델, 피터 싱어, 타일러 코웬, 조너선 하이트 등 각계각층의 석학들과 심층 대담하며 젊은 사상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여행이며, 진실을 알려는 욕구에 뿌리 내린다. 정찰병 관점은 일과 생활 모두에 유익하며 충족감을 선사한다. 자신과 타인, 세상을 기만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그동안 지독히도 과소평가됐다. 이를 기쁜 마음으로 공유하고 싶다. (15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정찰병 관점을 위한 뼈 있는 변론', 2부 '합리적 판단을 위한 자기인식 능력 기르기', 3부 '현실 왜곡 없이 목표를 이루는 법', 4부 '생각을 바꾸는 생각', 5부 '다시 생각하는 당신의 정체성'으로 나뉜다.



이 책에서 처음 들려주는 일화부터 시선을 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기화된 추론'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진다. '동기화된 추론'에 대해서는 심리학자 톰 길로비치의 설명으로 들어보면 확 와닿을 것이다.

사람은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랄 때 '믿어도 될까?'라고 자문하며 인정할 만한 이유를 찾는다. 반면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원치 않을 때는 '어째서 믿어야 하지?'라고 자문하며 거부할 이유를 찾는다. (24쪽)

대부분의 사람은 직장에서 자신이 동료보다 더 많은 몫을 해낸다고 생각한다. 동료가 일을 망치면 무능한 탓이지만, 내가 일을 망치면 과중한 압박감 때문이다. 상대 정당 정치인이 법을 어기면 당 전체가 부패했다는 증거지만,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정치인이 법을 어기면 개인의 부패일 뿐이다. 나와 다른 견해, 나와 다른 상황을 무시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에서도 동기화된 추론을 볼 수 있다. (24쪽)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록도 알려준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일찍이 2,000년 전에 아테네를 무너뜨리고 그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던 도시 국가들을 거론하며 동기화된 추론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동기화된 추론을 기록한 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지만, 저자는 구석기 조상이 문자를 알았더라면 아마도 라스코동굴 낙서에는 이런 불평이 쓰여있을지도 모른다며 한 마디 날린다. "자기가 제일가는 매머드 사냥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가 미친 거지."

예를 들어주는 이야기와 함께 설명을 이어나가니 쏙 들어오게 만들어 몰입도가 뛰어나다.

동기화된 추론은 타인을 관찰할 때는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자기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추론이 객관적이라고 착각하면서 한쪽에 치우침 없이 여러 정보를 공정하게 평가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25쪽)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찰병처럼 직시하는 것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전투병처럼 세상만사를 대했던 것을 좀 더 객관적으로 정찰병처럼 바라보도록 이 책에서 길을 안내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들려주는 '지적으로 정정당당한 사례'가 뭉클한 감동으로 남는다. 쉽지 않은 일이리라 생각된다. 평생 연구한 내용을 뒤집어엎는 것 말이다.

지적으로 정정당당한 사례를 들 때 나는 리처드 도킨스에게 들을 이야기를 자주 언급한다. 도킨스는 옥스퍼드대학교 동물학과 학생일 때 이 사건을 목격했다. 당시 생물학계에서는 '골지체'라 불리는 세포구조물에 관해 큰 논란이 있었다. '이 구조물은 실재하는 걸까 아니면 관찰연구법이 만들어낸 허구에 지나지 않는 걸까?'

하루는 미국에서 온 젊은 객원교수가 동물학과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며 골지체가 실존한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강연에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매우 존경받는 한 동물학자도 참석했는데, 이 노교수는 골지체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앞장서서 펼친 사람이었다. 강연 내내 모든 사람이 노교수를 곁눈질하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했다. '그는 이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연 뭐라고 말할까?'

강연이 끝나자 노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연장 앞으로 걸어가더니 객원교수와 악수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친애하는 동료 교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소. 지난 15년간 내가 잘못 생각했소."

강연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갈채가 쏟아졌다.

도킨스는 이 일화를 떠올릴 때마다 울컥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그렇다. 노교수는 내가 본받고 싶은 역할 모델이다. 전투병 관점에 서고 싶은 유혹이 강렬하게 치밀 때도 이분을 떠올리면 정찰병 관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심이 생긴다. (305쪽)



"이 책은 우리가 눈앞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이해하게 해준다.

더 나은 합리적 선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_애니 듀크 (인지심리학자,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저자

이 책에서는 자기기만을 멈추고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 당연히 옳다고 생각했던 일이 세월이 흐른 후에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경우가 종종 있다. 살면서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 보니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러니 지금 당연히 옳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도 언젠가는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으로 전투병 관점에서 정찰병 관점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예시가 함께 하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정찰병 습관에 대해 익히며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동기화된 추론은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올바른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태도도 인간으로서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스카우트 마인드셋을 알게 되면 삶의 자세가 보다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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