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친구들을 사귀고 발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곤욕일 것이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시키거나 책을 읽으라고 하면 나도 참 싫었다. 내성적인 나를 활동적으로 바꾸려고 애를 썼지만 불편하고 힘에 겨웠다. 그냥 조용히 있는 게 편했지만 억지로 활발하려고 애썼고 에너지를 탕진했다.
지금 생각에서는 각자 성향을 존중해 주어도 될 법 하지만, 예전에는 아이들이 조용하고 내성적이면 걱정하면서 활발하게 키우려고 했으니 어쩔 수 없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쌍둥이들은 그 이상으로 버거워한 것이다. 그냥 조용한 편이 아니라 아예 말을 안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집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어린이들의 모습이었으므로,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다행히 자폐는 아니나 극도로 낯가리는 아이들'로 나름 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아마 이해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아이들에 대해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을 잊고 살다가도 불현듯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떠오르는 날이 있다. 조카의 행동과 표정에서 내 어릴 때의 모습이 보이면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동생과 나는 종종 어린 시절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깨진 유리처럼 아픈 조각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쪽)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