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존 캐리.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비평가, 도서 평론가, 방송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회고록 『뜻밖의 교수』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100명의 시인들』을 집필했다. (책날개 발췌)
미학적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없고 의견이 있을 뿐이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에서 예전에 몰랐던 시들을 발견하고 그 시들을 나날의 생각 속에 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시들에 대한 여러분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길 바란다. (19쪽)
이 책은 총 40장으로 구성된다. 1장 '신과 영웅과 괴물 「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작으로, 40장 '경계를 넘는 시인들 | 히니, 월코트, 안젤루, 올리버, 머레이'로 마무리된다. 이 책으로 시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겠다.
시란 무엇일까? 시와 언어의 관계는 음악과 소음에 견줄 수 있다. 기억에 남고 가치를 부여받도록 특별히 지은 언어라는 뜻이다. 언제나 그 목적을 달성하는 건 아니다. 수 세기가 흐르는 사이 까맣게 잊힌 시가 수천수만 편에 달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잊히지 않은 시들을 다루려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물경 4,000년 전에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진 시다. 누가 지었는지, 왜 지었는지, 어떤 독자나 청중을 염두에 두고 지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글자로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되었다. 이 글자는 갈대로 젖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겨 글을 썼기 때문에 설형문자라고 불린다. (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