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서 -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고블 씬 북 시리즈
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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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제목을 보면 '한국에서 태어나서' 어떻다는 건지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어떤 의미인지는 책을 조금만 읽어나가도 알 수 있긴 하다.

그리고 그 이름도 특이한 릴뚝배기, 그리고 조헤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궁금해서 이 소설 『한국에서 태어나서』를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류연웅. 인천에서 태어나서 콘텐츠 메이커로 살고 있다. 장편소설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 연작소설 『못 배운 세계』를 집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에서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 다크와 블랙을 추구하는 코미디 작가.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릴뚝배기의 안 멋진 죽음 上', 2부 '조헤드의 멋진 하루 上', 3부 '릴뚝배기의 안 멋진 죽음 下', 4부 '조헤드의 멋진 하루 下', 5부 '합체'로 나뉘며, 작가의 말로 마무리된다.

시작이 흥미롭다. 열일곱 살 때 릴뚝배기는 기도했다고 한다.



"신님. 제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가차 없이 저를 뒤지게 해주세요."

릴뚝배기는 기도와 함께 고등학교를 자퇴했고, 그때부터 힙합에 모든 걸 바쳤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릴뚝배기는 스물일곱 살이 되었다.

힙합에 모든 걸 바쳤으니 뭐 하나 터져서 평생 먹고 살았다든가 그런 일이 릴뚝배기에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릴뚝배기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는 힙합을 그만해야겠다고 결심했고, 목욕을 다 하고 나갔더니 그를 기다리고 있는 유령 혹은 귀신이 있었던 것이다.

"릴뚝배기야. 넌 이제 뒤졌다."

"누구신데요?"

"나는 너의 신이다."

"신이요?"

"네가 기도했던 내용을 잊었느냐."

제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가차 없이 저를 뒤지게 해주세요.

"너를 뒤지게 해주려고 왔다." (11쪽)

과연 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죽이면 소설이 끝나니까, 무언가 스토리가 전개되겠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신 등장부터 호기심이 가득해져서 다음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을 보며 저자의 심중을 들여다본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두 주인공(릴뚝배기, 조헤드)은 각자의 설움을 담아 '한국에서 태어나서 ㅈ 같다'를 외칩니다. 그리고 그 외침이 낳은 결과를 목도하면서 같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겸손이라고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덕의 겸손'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철학자 강신주가 저서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정의한 대로 '인간이 자기의 무능과 약함을 고찰하는 데에서 생기는 슬픔'입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겸손해야 하는 게 아니라 슬픈 만큼 겸손하게 되는 것이죠. (176쪽)

처음에는 힙합을 잘 알지 못하여 낯설기만 했지만, 읽어나가다 보니 힙합만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 안에서 무언가 철학적인 생각을 끄집어낸다.

얇고 가벼운 소설이어서 금세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요즘 세대의 힙합 이야기를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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