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티 푸드
메이 지음 / 브.레드(b.read)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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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그동안 '티 푸드'에 대해서 잘 몰랐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저 '티 푸드' 하면 '애프터눈 티' 정도가 떠오를 뿐이었다.

그동안 식사 이후의 티타임은 차 위주였지만, 이 책 이후로는 달라지겠다.

이렇게 깜찍하고 예쁜 티 푸드를 잘 어울리게 곁들이면 티타임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을 테니,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느낌이 든다.

차를 마시는 시간은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 자신을 대접하고 배려하는 일상의 쉼표,

어쩌면 인생의 쉼표 같은 순간이다.

우리의 삶이 매일 좋을 수는 없지만

차를 마시는 잠시의 순간처럼

매일 좋은 시간을 누리며 살 수는 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티 푸드를 알게 되고 앞으로 나의 티타임에 들여놓을지 기대하며 이 책 『날마다 티 푸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메이. 푸드 스타일리스트. 쿠킹 스튜디오 메이스테이블 대표이자 좋은 식재료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소개하는 메이스마켓 대표이다. 10여 년간 한국의 다과와 일본의 차를 정식으로 공부하고 티와 티 푸드 강의를 하면서 자신의 색깔로 연구·발전시켰고, 생활에서 차를 즐길 수 있도록 티 푸드 레시피를 개발했다.

차가 사회적 만남과 사교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면서 차에 곁들이는 다과, 간단한 식사 등도 함께 발달했습니다. 차를 마시기 전, 또는 차와 함께 먹는 음식을 모두 티 푸드라고 부를 수 있는데, 차는 대체로 속을 적당히 채운 후 마셨을 때 그 맛을 더 풍요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26쪽)

이 책에는 티 푸드를 예쁘게 만드는 물건들, 초보를 위한 차 도구, 영국의 애프터눈 티, 일본의 차 가이세키, 우리의 다식, 차의 종류, 차 우리기, 진정한 배려는 편하게 해주기 등의 내용과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 차를 이용한 음식, 여러가지 차 베리에이션, 메이의 차 도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바로 본격적으로 티 푸드 레시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며 시작한다.

천천히, 꼭 알아야 할 지식을 넌지시 알려주는 느낌.

그래서 급하게 인스턴트 음식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슬로우푸드를 접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앞부분부터 음미해야 할 이야기가 널려있는 책이다.

한 잔의 차가 지닌 고유한 맛과 향을 더욱 세심히 느끼게 해주고 함께 먹는 음식으로 인해 차가 더 맛있어지는 것. 그것이 티 푸드의 요건이고요. 즉, 차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것이 티 푸드입니다. 어떤 음식이나 티 푸드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음식에 따라 차 맛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가령 떫은맛이 강한 차를 먹을 때 산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차의 떫은맛이 더 도드라지고, 어린잎으로 만든 차를 마실 때 향이나 맛이 강한 음식을 먹으면 차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음식으로 차 맛이 풍성해지고, 차로 인해 음식이 더욱 맛있어집니다. 이것이 차에 푸드를 매칭하는 이유입니다. (28쪽)



우리나라 다식에 대한 이야기도 잘 알지 못했는데, 덕분에 이번 기회에 생각해본다.

영국에 애프터눈 티, 일본에 차 가이세키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다식 문화가 있습니다. 다식은 차에 곁들이는 음식을 말하기도 하고 쌀가루나 콩가루 등의 곡물에 꿀을 섞고 다식판에 넣어 모양을 만든 특정 음식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다식이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나라의 차 문화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알 수 있지요. 우리 다식의 역사는 고려 시대 이전까지 올라갑니다. 지금은 다식 틀에 곡물 가루를 넣어 다식을 만들지만 원래는 으깬 차를 넣어 모양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차 문화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차를 낼 때 다식을 함께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1쪽)



정갈한 사진과 함께 티 푸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니 직접 만들어보아도 좋겠다.

계절에 따라 구성했으며, 간단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레시피가 다양하니 참고하여 준비하기 좋겠다.

아주 간단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봄의 아스파라거스' 같은 것 말이다.

봄날 땅위에 새로 올라온 아스파라거스를 그 모양 그대로 살려 티 푸드로 활용한다고 하는데, 여린 맛의 백차와도 잘 어울리고, 살짝 쌉사래한 녹차와도 잘 어울리는 티 푸드라고 한다.

만드는 법도 아주 간단하다. 아스파라거스 밑동의 거친 줄기를 필러로 살짝 벗겨낸 뒤, 끓는 물에 소금 약간 넣고 20초 정도 데친 후, 찬물에 헹궈 열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내면 끝이다.

특히 이 책에 담긴 티 푸드는 '이거 간에 기별이나 갈까' 하는 용량이다. 식사가 아니라 차와 함께 간단하게 곁들이는 티 푸드이니 말이다.

그러니 준비하는 것도 아주 간단한 것부터 번거로운 것까지 다양하게 장식해줄 수 있으니 활용하면 좋겠다.

티타임을 함께 할 사람들을 위한 정성으로 어떤 티 푸드를 준비할지 이 책을 보면서 선택할 수 있겠다.



그동안 티타임은 그저 휴식 정도의 의미로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휴식은 휴식이지만 거기에 특별함을 담은 휴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하는 일상의 소소함이다. 함께 차를 나누고, 함께 담소를 나누고, 티 푸드를 나누어먹으며 함께 보내는 시간.

분명 티 푸드는 티타임을 더욱 풍요롭게 채워줄 것이다.

이 책으로 티 푸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티 푸드에 대해 다양하게 알게 되었으며, 그 가치를 음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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