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디테일 - 비슷비슷 헷갈리는 것들의 한 끗 차이
브렛 워쇼 지음, 제효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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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이런 질문이 있다. 식탁 앞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음표들이라고 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 디종, 홀그레인, 잉글리시 머스터드는 뭐가 다를까?

  • 진저비어와 진저에일은 같은 걸까? 다른 걸까?

  • 셰프와 요리사의 차이는 뭘까?

  • 스카치위스키와 버번위스키, 뭘 마셔야 하지?

음… 하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야 궁금하다.

세상엔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미묘하게 다른 수많은 음식과 재료가 있다. 먹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들, 말은 많지만 결론이 곧바로 나지 않던 그 디테일들을 뉴욕의 푸드 칼럼니스트 브렛 워쇼가 한데 모아 개운하게 풀어준다.

알쏭달쏭하고 흐릿했던 세상의 많은 음식과 재료, 조리법을 이토록 명쾌하게 설명하다니, 알고 먹을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 맛의 한 끗 차이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디테일에 주목해보시길. (책날개 중에서)

무엇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될지 기대하며 이 책 《미식가의 디테일》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브렛 워쇼. 뉴욕에 사는 작가다. '애플 뉴스'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음식 잡지 《러키 피치》와 웹사이트 '푸드52'의 발행 업무도 맡고 있다. 시간이 남으면 저녁에 파티를 열거나 식료품 저장실을 정리한다. (315쪽)

지금 여러분이 읽는 이 책에는 식음료와 관련된 최상의 정보가 담겨 있다. 오랜 시간 조사하고, 인터뷰하고, 또 열심히 먹으면서 만들어낸 성과다. 요리사든, 요리를 사랑하는 일반인이든, 매 끼니를 식사 대용 셰이크로 때우는 사람이든, 모두가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리라 장담한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그랬으니까. (5쪽)

이 책에는 레스토랑, 요리와 식사, 돼지고기와 기타 육류, 해산물, 소스, 페이스트, 드레싱, 맥주, 와인, 술, 커피와 음료, 파스타, 쌀, 조리와 재료, 과일과 채소, 피클, 제과 제빵, 설탕, 초콜릿, 치즈와 유제품, 아이스크림과 냉동 디저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이 책에서는 셰프와 요리사의 개념부터 잡아주고 시작한다. 셰프는 기본적으로 음식점이나 호텔에서 주방을 운영하는 전문 요리사를 일컫는 것이며, 요리사는 셰프보다는 아마추어의 느낌이 더해진다고.

하지만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 주방이 어떤 서열로 구성되는지 더 자세히 파헤쳐 준다.

대부분의 주방은 100년도 더 전에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라는 셰프가 고안한 몇 가지 버전의 '여단 편성'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사실. 이 책 덕분에 주방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음식점 주방을 책임지는 '주방 계급 시스템'을 최상위 계급부터 살펴본다.

셰프

총괄 셰프

주방의 먹이사슬에서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 전 직원을 감독하고, 메뉴를 만들고, 사업을 관리한다. 음식점에 따라 명목상으로만 존재할 수도 있고 실무에 참여할 수도 있다.

주방장

주방 업무를 적극적으로 담당하는 사람. 규모가 작은 음식점에서는 총괄 셰프가 주방장을 겸한다. 규모가 큰 음식점, 특히 지점이 여러 곳인 음식점은 총괄 셰프가 매일 한 곳에만 나갈 수 없으므로 주방장이 총괄 셰프에게 업무를 보고한다.

부주방장

주방의 관리자. 창고를 관리하고, 운송장을 처리하고, 주방이 제때 모든 준비를 마치도록 관리하며, 완성된 요리가 홀에 나가기 전 점검하는 사람이다.

요리사

부문별 요리사

주방의 각 부문, 또는 특정 영역을 담당하는 직원. 소스 담당(소시에), 육류 담당(로티쇠르), 생선 담당(푸아소니에), 채소와 수프 담당(앙트르 메티에), 샐러드처럼 차게 먹는 음식 담당(가드 망제) 요리사로 나뉜다. 페이스트리 요리사라는 뜻의 '파티시에'도 원래 이들 중 하나다.

보조 요리사

부문별 요리사를 돕는 직원. 보통 아직 훈련 단계이거나 요리 학교를 막 졸업한 신입 요리사가 맡는다.

실습생

일반적으로 학생이며, 주방의 '인턴'이라고 보면 된다. 감자 껍질을 벗기거나 양파를 써는 등 기본적인 재료를 다듬는다.

이 여단 체계에는 홀과 주방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는 '아브와이외르'와 주방 직원의 식사를 만드는 '코뮈나르', '설거지 담당자인 '플롱죄르'가 포함되기도 한다.

(14~15쪽, 주방 계급 시스템 전문)



무엇이든 내가 예상하던 것보다 더 디테일하게 짚어주고 알려주어 흥미롭게 읽었다.

예를 들어 바삭바삭과 오도독의 차이를 말할 때에도 학술논문에 정의된 내용과 함께 비과학적으로 정리해준 내용도 흥미롭다.

비과학적으로 정리해보면, 앞니 4개로 씹어 먹는 음식은 바삭바삭한 음식이고 어금니로 씹어 먹는 음식은 식감이 오도독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바삭한 음식은 쉽게 부서지지만, 오도독한 음식은 대체로 턱을 좀 더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또 바삭한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가 오도독한 음식을 씹는 소리보다 음이 더 높다. 바삭바삭 소리가 플루트라면 오도독오도독 부서지는 소리는 바순이다. (41쪽)

감자칩은 바삭바삭한 음식, 얼음은 오도독 씹히는 음식으로 정리 끝.



알듯 말듯, 궁금했던 것이든 별로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든 상세하게 정리하여 알려준다.

그런데 '오호, 그랬구나!'라는 재미가 느껴진다.

이제야 비로소 '맞아, 나 이거 궁금했어'라는 생각과 함께 이 책에 집중하게 된다. '오오~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제목에 부합하는 책이다. 미식가의 디테일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음식에 관해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310가지 요리의 디테일을 알려주는데, 하나하나 알아가며 흥미로운 생각이 든다.

긴가 민가 알쏭달쏭하던 것을 간단하게 딱딱 짚어주니 속이 다 시원하다.

미식가라면 물론 이 책에서 알려주는 디테일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세상을 더 알아가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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