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존 카디너. 1988년부터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카디너 박사는 침입 식물의 생태와 관리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작물의 개발, 작물 생산을 위한 지속 가능한 농업, 자연 시스템의 관리와 유지 보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잡초 종자은행, 잡초 개체군 역학, 식물을 이용한 환경 문제 해결에 관해 광범위한 저술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식물과 인간의 상호작용, 사람들이 식물을 인지하고, 존중하고, 이용하고, 돌보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책 속에서)
이 책에는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등 여덟 가지 잡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프롤로그 '잡초라는 식물에 대하여'로 시작되고, 에필로그 '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로 마무리된다.
먼저 이 책의 저자는 30년 넘게 잡초를 연구해온 잡초 연구의 대가다. 그래서 그런지 잡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잡초를 대하는 인간의 심리까지 잘 표현했다.
얼마 전에 잡초를 뽑던 내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듯해서 큭큭 웃으며 읽어나갔다.
잡초는 여전히 당혹스러운 대상으로 남아 있다. 밭이나 정원에서 낯선 식물을 발견하면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이 식물은 뭐지?',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지?', '이 식물이 여기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이지?' 그리고 마침내 이런 의문이 든다.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한 녀석을 없애면 다른 녀석이 자라날 공간이 넓어질 뿐이다. 같은 자리에 십여 포기가 자라나기도 한다. 잡초를 통제하기 위해 발명된 도구들은 하나같이 이 성가신 녀석들을 부추기기만 해서 더 큰 피해를 유발하고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뿐이다. 식물계의 깡패인 잡초는 언제나 승리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15쪽)
식물계의 깡패라니 완전 공감이다. 맞다. 식물계의 깡패 맞다. 안 그래도 날도 덥고 습해서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깡패들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며칠 뒀더니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걸 어쩐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잡초에 대해 좀 더 넓고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잡초는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종이 달라질 뿐 아니라 그 종이 잡초인지 아닌지도 때와 장소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잡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그러니까 이 책에 의하면 '잡초'라는 개념을 정의하기 어렵고, 그 이유는 '잡초'가 말 그대로 개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어느 식물이 사람들에게 혐오스럽게 여겨지면 잡초가 되는 것이다. 또한 '잡초'를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그들이 우리와 너무 닮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18쪽)는 작가의 말도 흥미롭다.
우리는 잡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본다. 인간은 공간을 잠식하고 자원을 독차지한다. 천성적으로 끼어들기 좋아하고 뻔뻔스러우며 경쟁심 많고 밉살스럽다. 어떤 사람들은 나쁜 냄새가 나고 어떤 사람들은 까탈스러우며 어떤 사람들은 못생겼다. 잡초도 비슷하다.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