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지식 치매 백과사전 -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치매 가족 가이드북!’
홍경환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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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치매에 걸린 사람과 아직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

평균수명이 증가했다고 건강수명까지 증가한 것은 아니다.

그 누구도 아프거나 특히 치매를 앓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텐데, 현실은 아픈 상태로 수명만 늘어난 경우도 태반인 것이다.

언젠가 책을 읽다가 놀랐던 적이 있다.

제주도 인구가 684,484명인데 비해 2021년 65세 이상 국내 치매 환자 인구가 840,191명이라고 한다. 84만 명이라는 숫자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 제주도 전체 인구가 70만 명이 안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크고 많은 숫자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치매환자 혹은 치매환자의 보호자, 혹은 아는 누구누구가 치매이거나, 건너건너 치매환자 가족이 있는 상황 등 치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필요성은 말해 무엇하랴.

대한민국 치매 가족을 위한 'No.1 치매 책!'

지금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치매 책'이 필요합니다! (책표지 중에서)

우왕좌왕하면서 급하게 책을 찾아볼 때 의외로 참고할 만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그제야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렇게 치매 가족 가이드북이 백과사전 형식으로 구성된 것도 괜찮을 것이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이 책 『절대지식 치매 백과사전』 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홍경환.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9년째 간병하고 있다. 아버지를 더 잘 모시고 싶어 치매 관련 서적을 수십 권 탐독했지만, 치매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을 발견하지 못해 직접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치매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인터넷에서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치매 가족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치매를 극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아니 일주일처럼 보내는 수많은 치매 가족 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7쪽 발췌)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머리말 ''단순한 돌봄'에서 '같이 살아가기'로!'를 시작으로, 1부 '치매 환자를 이해하려면 '뇌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2부 '치매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 시스템'', 3부 '치매 환자, '어떻게 간호해야 할까?', 4부 '치매 환자가 꼭 알아야 할 '지원 제도와 법률'', 5부 '치매 환자가 꼭 알아야 할 '약과 음식 이야기'', 6부 '글을 마무리하며'로 이어지며, 부록 '치매 관련 유용한 사이트','장기요양인정조사표','장기요양인정점수 산정 방법', '중증 치매 산정특례 사전승인 신청서','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 등의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난 이 책의 저자가 치매 환자의 보호자라는 점이 더욱 든든했다. 얼마나 힘들게 정보를 모았는지 눈에 선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언론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이 책을 풍성하게 구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다른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이렇게 책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이 워낙 두꺼우니 대충 보자는 심산으로 펼쳐들었는데, 읽을거리가 워낙 풍부한 데다가 저자가 심리학도라는 장점이 더해져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냥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황이나 뉴스, 영화 등의 사례도 풍부하게 들어가면서, 이럴 경우에 어떻게 봐야 하는지 파악하도록 도움을 주니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저자가 치매 아버지를 돌본 경험담이 들어있어서 더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 이중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을 볼 수 있는 물건들도 발견한다.

약을 복용했는지 안 했는지 헷갈리지 않기 위해 약복용 달력을 사용한다든지, 치매 환자에게서 배회 증상이 시작된다 싶으면 양방향 도어락 설치를 고민해보라는 등의 현실적인 조언이 있다.

보통의 전자식 도어락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때만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카드키를 이용해 잠금을 해제하는데, 양방향 도어락은 안에서 바깥으로 나갈 때도 잠금을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배회 증상이 시작될 즈음의 환자라면 비밀번호를 기억하거나 도어키를 이용해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은 치매 환자의 보호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님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똑같은 운동화를 4~5켤레 동시에 구매하라는 것이다. 신발이 낡아 새 신발을 구매하면 어느 것이 자신의 것인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동화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같은 운동화를 동시에 구매해두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아이템들을 상세히 소개해주니,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가 망상을 보일 때 어떻게 해야할지도 알려주니 당황하지 말고 그 방법에 대해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보호자 스스로의 건강 챙기기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더불어 주변 가족들도 주 보호자의 건강이 악화되면 간병 부담이 본인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입니다. (372쪽)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무엇인지, 주야간보호센터를 고르는 요령, 성년후견인 제도 등 일일이 검색하거나 문의해서 알아보아야 할 제도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설명해 주니 유용하다.



저자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를 권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읽으라고?'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읽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되고, 그렇게 하는 게 정보를 얻거나 저자의 경험담을 듣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맥락을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적어내려간 책이어서, 치매 환자 보호자 필독서로 삼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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