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이다.
NHK 스페셜 <식의 기원>은 단순한 정보전달을 뛰어넘어 관점의 독창성으로 인정받은 프로그램이다. 40억 년 전 생명 탄생까지 거슬러 가는 취재를 거듭하고, 최신 과학의 견해와 가설을 바탕으로 1년 이상 걸려 찾아낸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방송에 내보내지 못한 부분과 생활 프로그램 <아사이치>의 내용을 더해 일상 속 식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음식은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우리가 있음을 밝힌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2019년 가을부터 2020년까지 전 5회 시리즈로 방송된 NHK 스페셜 <식의 기원>의 취재 내용에 더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아침 생활정보 프로그램 <아사이치>에서 5회에 걸쳐 방송된 '바로 쓸 수 있는 실용 정보' 내용도 충실히 담았습니다. 탄수화물, 소금, 지방, 술, 미식이라는 5가지 주제를 놓고 인류 진화사에서 살펴본 '이상적인 식사'를 연구했습니다. 미약하나마 이 책이 앞으로의 식생활을 살펴보는 데 작은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시작하며 '인류 진화에서 찾은 이상적인 식사법'을 시작으로, 1장 '밥은 우리 몸의 적군일까, 아군일까?', 2장 '소금이 없으면, 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까?', 3장 '지방이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사실일까?', 4장 '술, 왜 과음하게 되는 걸까?', 5장 '우리는 왜 끊임없이 맛있는 음식을 찾을까?'로 이어지며, 마치며 '음식을 아는 것은 우리를 아는 것'과 부록 '7가지 이상적인 레시피'로 마무리된다.
먼저 요즘 유행하는 다이어트식인 밥을 제한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해 언급한다. 그러고는 이와는 정반대로 밥을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그런데 당질 섭취를 줄여야 건강해진다고 주장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배경에는 미국에서 시작된 팔레오 다이어트(구석기 시대의 식단) 식사법이 있는데, 구석기 시대는 인류가 수렵 채집 활동을 하던 시기라서 주식이 당연히 고기였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즉 인류의 700만 년 역사 중에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농경을 시작한 1만 년 전으로 나머지 699만 년 동안은 육류가 주식이었다는 설명이다.
'인류가 당질을 섭취하기 시작한 시기가 정말 농경이 시작된 1만 년 전일까?'
이 질문에서부터 탄수화물과 인류의 관계를 탐구하는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20쪽)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짐작하던 것에 물음표를 던지고 거기에서부터 이들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나 또한 이제야 의문을 가지며 이들의 여정에 동참해보았다.
스페인의 북부 도시 빌바오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고대 동굴 유적에서 찾은 구석기 시대 인류의 치아 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스페인 자치대학의 카렌 하디 박사는 구석기 시대 인류 치석을 현미경 영상으로 보여주며, 그것이 모두 '식물의 녹말 입자'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치석은 인류의 식생활을 알 수 있는 타임캡슐 같은 것입니다. 저는 구석기 시대 인류의 치석에서 약 30개 종류의 녹말 입자를 발견했습니다. 이것으로 인류가 녹말이 포함된 다양한 식물을 먹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요. 인류의 주식은 육류가 아니라 녹말이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22쪽)
당시 원시 인류는 골반의 형태가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직립보행도 서툴렀을 것으로 짐작되며, 사냥감을 쫓아가 잡기는커녕 천적인 고양잇과 맹수들에게 잡아먹히는 연약한 존재였다는 설명에 어느덧 수긍하게 된다. 그러면 야생식물인 땅속줄기로 녹말을 섭취했다는 부분까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특이사항은 인류 탄생 이후, 초기 인류의 뇌 무게가 400~500그램 정도였고 크기는 현대인의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호모 에렉투스 때부터 뇌의 크기가 2배 이상 급격하게 커졌다고 한다. 이는 가열한 요리 덕분이라는데…….
가장 먼저 시작되는 탄수화물에 대한 것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이 책을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특히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 몸 본래의 체계라며 저탄수화물 식단은 어디까지나 체중 감량을 위한 식사로, 적극적으로 살을 빼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결코 건강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탄수화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