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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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읽어보기로 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추천, 아서C.클라크 상 수상 작가, HBO Max 영상화 확정, 2021 앤드루 카네기 메달 수상, 2022 길러상 최종후보작 (책 띠지 중에서)

이 정도의 작품이라니 더욱 궁금했다.

이 소설은 2008년 전 세계 금융계와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역사상 최대 폰지사기 사건을 다룬 소설이라고 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글래스 호텔》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금까지 여섯 권의 장편소설을 썼다. 대표작 《스테이션 일레븐》이 전미도서상, 펜/포크너 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2015년에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하면서, 영미 문학의 기대주를 넘어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야심작 《글래스 호텔》은 2008년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사상 최대 폰지사기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무수한 독자들로부터 거짓의 세계에서 기만의 세월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훌륭한 문학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특유의 감정을 뒤흔드는 섬세한 문장과 서정적인 묘사가 빛나는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SF 등 장르적 요소의 차용과 함께 서사는 물론 사람과 사물의 관계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하여 작가 자신만의 리얼리즘을 정의한다. 그리하여 거대한 비극 앞에서 송두리째 바뀐 생의 조각들, 즉 사건과 관계된 이들이 겪는 삶의 비극을 역설적으로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3부로 나뉜다. 1부에는 바닷속 빈센트, 난 언제나 너에게, 호텔에서, 동화, 올리비아, 2부에는 카운터라이프, 뱃사람이 되다, 카운터라이프, 동화, 3부에는 한배에 타다, 겨울이 닥치다, 카운터라이프, 어둠의 나라, 한배에 탔던 그들, 호텔에서, 바닷속 빈센트로 구성된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이다.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수법이 1920년대 찰스 폰지의 사기 수법에서 유래되어 폰지사기라고 하는 것이다.

소재 자체와 분위기가 이 소설을 시작하는 데에 약간의 주저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앞부분에서 도대체 집중하기 힘들고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히지 않더라도 일단 그런대로 읽어나가자. 그냥 전진하자. 뒤로 갈수록 매력에 빠지며 큰 틀에서 퍼즐 조각이 완성되면 다시 앞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놓친 부분 없이 완벽하게 읽어나갈 생각은 하지 말고, 건너뛰면서라도 읽어나가자.

책 띠지에 있는 말 '거대한 비극 앞에서 유리처럼 깨진 위태로운 삶의 조각들을 기괴하고 아름답게 모자이크한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걸작!'이라는 느낌은 거대한 바다에서 길을 헤맨 듯한 느낌을 참고 읽어내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목숨을 앗아 간 실화를 뼈대로 한 소설 《글래스 호텔》은 완성된 그림을 모르는 채로 맞추는 퍼즐과 같다. 작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인류 최고의 종교라는 돈 때문에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흥망성쇠를 보여준다. 서사는 시간에 따라 진행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한다. 처음에는 누가 주인공인지조차 알쏭달쏭하지만, 안개 속에서 낱낱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다 보면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어느 순간 정교히 엮이게 된다. (383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솔직히 처음 이 책을 읽겠다고 집어 들었을 때에는 약간 당황을 했다.

소설은 처음부터 긴장감 있게 휘어잡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서서히 조각조각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 그 조각들이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후자다.

'이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처음에 집중을 못 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참고, 참고, 또 참자.

소설을 읽어나가다가 참아가며 읽고 난 후에 보람찬 빛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소설도 그러한 소설 중 하나로 기억할 것이다.

특히 글래스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옮긴이가 언급한 것을 보며 정리해본다.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적 이미지는 단연 '유리'다.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 "깨진 유리조각"을 삼켜 우리의 목젖을 갈기갈기 찢어 목숨까지 앗아 가는 섬뜩한 이미지로 치환된다. 《글래스 호텔》은 마지막 장을 덮은 이후에서 계속 곱씹게 되는,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작품이다. (385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표지도 내용도 작가가 엮어낸 문장도, 독특한 방식으로 나를 전율로 이끌었다. 길을 잃는 것, 나만 그런 거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에서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기쁨이 더욱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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