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예측 - 모두를 위해 일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
클라우스 슈밥.피터 반햄 지음, 김미정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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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말한다. 우리가 아는 자본주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거기서부터 호기심이 생기고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러면 앞으로 자본주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제4차 산업혁명 주창자 클라우스 슈밥과 세계경제포럼이 정리한 세계 경제 시스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 (책 뒤표지 중에서)

지금 우리는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비합리적 성과 배분이 만든 인류의 위기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이니, 우리 미래 세대에게 어떤 경제 시스템을 물려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클라우스 슈밥이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이 책에 더욱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세계경제포럼 일명 '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1971년 클라우스 슈밥이 창립한 세계경제포럼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민관 협력을 위한 국제기구로, 전 세계의 비즈니스·정부·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그룹의 리더들이 함께 모여 국제·지역·산업 어젠다를 구축하고 그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그 어떤 정치적·국가적 이익에도 치우치지 않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단체는, 클라우스 슈밥의 리더십 하에 다양한 협력과 국제적 발의를 통해 세계 각국의 조정 및 화합을 이끌어왔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주창하여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 해 포럼의 공식 도서였던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은 28개국에서 출간되어 10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책날개 중에서)

이 정도 위치에 있는 클라우스 슈밥이 제안하는 자본주의의 미래라면 더욱더 궁금해지지 않겠는가.

나 또한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자본주의 대예측》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클라우스 슈밥· 피터 반햄 공동 저서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1938년 독일 태생이며, 1972년 제네바대학교에서 최연소 교수로 임용되었다. 이후 학자이자 기업가,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세계 경제 발전에 헌신하며 국제 분쟁 해결에 노력해왔다. 피터 반햄은 세계경제포럼 회장 커뮤니케이션 담당 및 국제미디어위원회 위원장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 나는 우리가 단기적인 이윤 극대화, 세금 및 규제 회피, 환경 피해의 외면과 같은 이기적 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 체제를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모든 사람과 지구 전체를 돌보도록 설계된 사회, 경제, 국제사회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50년간 서구에 팽배했던 '주주자본주의'와 아시아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국가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28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리딩 가이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현명한 대안을 찾아'와 서문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시작으로, 1부 '우리가 살아온 세상', 2부 '경제 시스템의 발전과 퇴보의 역사', 3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미래 세대를 위한 시스템 개혁'으로 이어지며, 맺음말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가는 길'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우리가 오늘날처럼 부유했던 적이 없었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는 비교적 평화롭고 절대적으로 부유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전 세대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대체로 건강하게 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세계와 시민사회는 심각한 불평등과 지속 불가능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어떻게 하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고, 어떻게 해야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세계 경제 체제의 기원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하면서, 현대 세계 경제의 논리적 출발점 '1945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먼저 1945년 이후 경제사를 개괄하여 우리의 경제 체제의 주요 성과와 단점을 짚어본다. 또한 우리 경제의 문제 및 발전 원인과 결과를 짚어보며, 특히 기술 혁신, 세계화, 무역, 천연자원의 사용을 살펴본다.



이 책에서 사이먼 쿠즈네츠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1901년생인 사이먼 스미스 쿠즈네츠는 통계, 수학, 경제 전문가인데, 미국의 총국민소득 또는 국민총생산을 측정할 표준 방식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1937년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약간 다른 개념인 GDP를 제시하여 'GDP의 아버지'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천재적 발상이었고,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가 개최될 무렵에는 GDP가 경제를 측정하는 주요 도구로 확정되는 등 한 국가의 경제에 대한 지표로 쓰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이먼 쿠즈네츠는 브레턴우즈 협정이 체결되기 훨씬 이전인 1934년, 미국 의회에 너무 편협하게 GNP/GDP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국가의 웰빙은 국민소득 척도로는 유추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GDP는 소비에 대해 알려 주지만 웰빙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또 생산에 대해 알려주지만 공해나 자원 사용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는다. 정부 지출과 민간 투자에 대해 알려 주지만 삶의 질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옥스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은 2019년 8월 필자와 인터뷰하면서 사실 GDP는 '전시戰時의 측정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전쟁 중일 때 경제가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는지 말해 주지만 평화로운 시기에 어떻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말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68쪽)

그러고 보니 GNP, GDP를 살펴보며 늘 성장만을 바라보던 시선을 달리해야 할 시기가 이미 넘어선 것이다.

웰빙은 오래전에 성장을 멈췄으며 사회는 영구적인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쿠즈네츠가 알고 있었듯이 우리는 정책을 입안할 때 GDP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았어야 했다. GDP 성장은 여전히 주요 측정 항목이지만 영구히 둔화되었고 그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 (69쪽)



또 이 이야기도 흥미로울 것이다.

우리의 세계 경제 체제는 소득 불평등의 증가라는 곪은 상처를 갖고 있다. 이야기는 뜻밖의 반전으로 시작된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소득을 도표화하여 측정한 세계 소득 불평등은 사실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그 반대가 사실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많은 독자에게 놀라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 동향은 분명하다. 전 세계 사람들은 덜 평등한 소득이 아니라 더 평등한 소득을 얻고 있다. (84쪽)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소득 불평등으로 골치가 아픈데, 정말 이 이야기는 반전이다. 소득불평등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런 식으로 조목조목 들려주는 오늘날의 세계 경제 체제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챕터 8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두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롭고 더 나은 세계경제 체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경제체제라고 여긴다.

이 체제에서는 경제 및 사회의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이익이 수용되고, 기업은 단기 이익의 극대화 이상을 추구하며, 정부는 기회균등, 공정한 경쟁, 구리고 체제의 지속가능 및 포괄성과 관련하여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공평한 기여와 분배를 보장해주는 수호자다. 하지만 어떻게 이것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것이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현재의 두 체제는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278쪽)

이런 질문을 던지며 현재 지배적인 두 체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아무래도 우리의 가까운 미래에 필요한 대안이니 더욱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이 그저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다룬 또 하나의 저작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하라. 클라우스 슈밥은 그의 방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후 자본주의의 흐름'이라는 롤러코스터에 우리를 탑승시킨다. 경제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의 재능은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깊은 통찰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_알렉산더 드 크루, 벨기에 총리

다소 심플한 표지와 제목에 끌리지 않더라도, 일단 '클라우스 슈밥'이라는 이름에 주목하고, 그가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라는 것을 보고서라도 이 책을 선택하면 어떨까.

그리고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해관계자 모델을 파악하고 정의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세계경제포럼 구성원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은 세계 곳곳의 전문가들의 노고가 함께 모인 책이니 더 의미가 깊다.

특히 이 책은 생각보다 술술 읽히며, 다른 시각으로 세계경제의 현재를 바라보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하니, 경제에 대한 책을 읽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필독서 삼아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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