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게 다정한 천문학 - 빅뱅부터 별의 종말까지 황홀한 우주 여행
이정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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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기적으로 천문학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천문학 책 한번 읽어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아웅다웅, 복작복작, 인간사 뭐 그리 달그락달그락 시끄러운가.

이런 때에는 고개를 들어 하늘 한 번 봐주고, 특히 밤하늘을 보면 무궁무진한 세상이 펼쳐지니 시야가 넓어진다. 내 눈앞에만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눈 위에도 무한한 존재감이 있는 것이다.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천문학'을 '천-문학'이라고 뒷부분을 강조해서 읽는다고 했던 것이 떠오른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하늘의 시를 읽는 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가장 과학적인 우주를 만난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렇게 생각해 보니 더욱 근사하다.

밤하늘은 낭만적이다. 그러니 '별나게 다정한' 천문학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황홀한 우주여행에 동참해 본다.

이 책 『별나게 다정한 천문학』을 신나게 펼쳐들며 고고!



이 책의 저자는 이정환. 중학교 시절 과학 백과사전과 태양계 소천체 강연을 접하면서 천문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 관심이 쭉 이어져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서 은하를 연구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웹진 <한겨레 사이언스온>에서 우주 이야기를 연재했으며 대학신문에 천문학을 기고했다. (책날개 발췌)

태양계 하면 '수금지화목토천해(명)'까지밖에 모르던 중학생 시절, 저는 난생처음으로 천문학 대중 강연을 들으러 갔다가 '오르트 구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태양계 변두리에는 '오르트 구름'이라는 작은 천체들의 모임이 있다고 합니다. 태양을 수백 년 주기로 공전하는 혜성들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곳이지요. 워낙 작고 어두운 천체들의 모임이라 지금까지도 제대로 관측이 되지 못했지만, 천문학자들은 오르트 구름의 존재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 오르트 구름은 그야말로 신세계이자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알던 태양계가 다가 아니었으니까요. 명왕성보다 100배는 더 먼 곳에서 아주 많은 천체가 우리와 함께 태양을 돌며 한솥밥을 먹고 있었던 겁니다. 오르트 구름은 그 존재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제 생각의 지평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이 책에는 전반적인 우주 이야기를 넓고 얕게 담아보았습니다. 태양계부터 별의 일생, 다양한 은하들과 좌충우돌 우주론까지. 다채로운 우주 이야기가 여러분들만의 '오르트 구름'을 발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0~31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우리는 왜 우주를 보는가', 2장 '지구와 태양계는 어떻게 생명을 품었을까', 3장 '밤하늘의 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4장 '은하는 어떤 모습으로 우주를 수놓았나', 5장 '먼 우주에서 온 빛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6장 '천문학에는 앞으로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로 나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책이긴 하지만, 밤에 몰래 읽으니까 더 재미있다. 밤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계속 읽어나가도 좋겠다.

끝없는 호기심이 뻗어가는 곳, 우주로 나의 시선도 이동해본다.

흔히 과거의 천문학이라고 하면, 별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점을 치는 일을 많이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 일의 실제 의미는 예전부터 그보다 훨씬 더 깊었습니다. 인간이 감히 도달할 수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넓고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이지요. 그렇게 치열하게 질문을 던지고 우주에서 답을 찾으려 했던 많은 사람이 쌓아온 탑이 오늘날의 천문학입니다. 저는 천문학이 이 세상의 모든 학문 중에서 생각에 담는 범위가 가장 넓은 아주 '통 큰' 학문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만 여겨오던 것을 당연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봐온 과정이지요. (39쪽)



어려운 천문학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풀어주었다. 그리고 천문학도인 저자가 연구한 내용을 일반 대중도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로 잘 이야기해 준다.

우리가 궁금해할 법한 것을 다루어주니 그것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복합적으로 흥미를 유발시킨다.

'우주', '천문' 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외계 생명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먼 우주에 보이는 천체에도 누군가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은 모든 사람이 한 번쯤 품어봤을 겁니다. 우리처럼 아등바등 살고 있을지, 훨씬 더 뛰어난 기술과 문명 속에서 더 행복할지, 아니면 매 순간을 전쟁 속에서 험난하게 살아갈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합니다. (232쪽)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지 인류의 먼 미래가 문득 궁금해진다.



여러 가지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부분까지도 사실은 아주 미미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 짐작도 못할 것 같다.



우주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항상 즐겁다. 물론 누가 이야기를 해주느냐에 따라 그 즐거움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천문학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작가가 들려주는, 다정한 이 책은 매우 친절하고 아름답다. 감성적인 언어로 들려주는 이성적인 천문학 이야기에 푹 빠져보시길.

_황호성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뛰어난 우주의 안내자를 만난 것 같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언어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어서 시선을 집중해서 읽어나간다. 무궁무진한 우주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내 좁은 시야가 조금은 넓어진 것 같다.

오늘 밤에도 하늘의 시를 읽어보러 갈까나. 책 속에서만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밤하늘을 바라보도록 마음을 들뜨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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