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부터 나의 격렬한 대답을 이끌어낸다. "네~~~~!!!!!" 대답하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스트레스 없는 이웃 관계를 원하고 있는가? 잘 알다시피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수준이 더 높아지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힘닿는 데까지 서로 돕고 뒷받침하는 이른바 '잘 돌아가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진다. (5쪽)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36 '벌에 쏘였을 때 정말 도움이 되는 처방은 뭘까?'라는 글을 보며, 벌을 보고도 쏘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오늘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철렁' 했다.
다행히 벌은 자기 벌집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편이다. 벌이 다가오면 대개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충분히 안전하다. 설령 꽃무늬가 그려진 셔츠를 입고 있거나 장미향을 풍길 수도 있으나, 벌은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거대한 존재에게서, 별로 얻어먹을 게 없음을 파악하면 제 갈 길로 날아가 버린다. 공포에 질려 두 손이나 신문지 따위로 허공을 휘젓고 주변을 마구 내려치는 행위로는 벌을 쫓지 못한다. 오히려 벌을 더 신경질적으로 만들 뿐이다. 그런 행동이 심해지면, 벌은 자신이 위협받는다고 여기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적 물음, 즉 '한판 붙어, 말아?'에 '한판 붙자'로 대응한다. 이런 상황까지 오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응급처치 키트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벌에 쏘인 것이 치명적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123쪽)
그러고 보니 오늘 나는 허공을 휘젓고 주변을 내리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불을 끄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벌이 밝은 창에 붙었을 때 단번에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나 좀 똑똑하게 처신 잘 한 것 같다. 으쓱.
그래도 혹시 벌에 쏘인다면 대처법은?
벌침을 핀셋이나 손톱으로 신속히 제거하고, 벌독을 입으로 빨아내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 목구멍 또는 목에 쏘이면 알레르기에 기인하지 않은 붓기도 치명적으로 커질 수 있으니, 이때는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이며, 냉찜질해주면 붓기가 심해지지 않는다. 붓기가 2~3일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으면 안전을 위해 의사의 진료를 받자.
그런 이야기들이 책에 있는데, 되도록 벌을 자극하지 말고, 혹시나 쏘이면 병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