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주의자 - 소식은 어떻게 부와 장수를 불러오는가?
미즈노 남보쿠 지음, 최진호 편역 / 사이몬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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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즈노 남보쿠의 책이어서 읽어보고자 했다. 미즈노 남보쿠는 18~19세기에 일본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일본 관상가인데, 관상가이자 사상가로서 제자만 3000명 이상을 두었으며, 특히 이전까지 기술이나 잡기로 치부되던 관상을 학문의 경지에 올려놓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기를, 좋은 노력은 절제력이며, 그중에서도 음식에 대한 절제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식욕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강하게 느끼는 충동이기에, 이를 잘 다스린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나 또한 이미 그의 책 『마음 습관이 운명이다』를 읽고서 소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는 했지만, 사람 일이 어디 책 한번 읽었다고 그대로 실천을 지속할 수 있겠는가.

그 책을 읽었을 때에는 줄이고 절제하고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어느새 음식의 유혹에 못 이기는 척, 흐지부지되었다.

이런 때가 바로 이 책을 읽을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 『소식주의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본문을 읽기 전에 '미즈노 남보쿠'라는 인물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의 지은이는 미즈노 남보쿠(1757~1834)

고아였던 남보쿠는 10세 때부터 술을 먹기 시작하면서 감옥살이를 했다. 감옥에서 죄수의 관상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관상을 공부했다. 관상가가 말하길 칼을 맞아 죽을 관상으로 1년밖에 살 수 없으니 그 불운을 피하려면 스님이 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절을 찾아가니 주지 스님은 '1년 동안 보리와 콩만으로 식사를 계속하면 입문을 허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보리와 콩으로 1년을 보내고 절에 가는 길에 다시 관상가를 찾아가니 '칼에 맞아 죽을 관상이 없어졌는데 큰 공덕을 세운 모양이다'라며 축하해주었다. 남보쿠는 여기서 스님이 아니라 관상가가 되기로 뜻을 굳힌다.

그때부터 3년간 이발소에서 일하며 두상과 면상을, 3년간 목욕탕의 때밀이를 하며 전신상을, 3년간 화장터 인부로 일하며 뼈와 골격을 공부했다. 그 이후로 단식과 폭포수련 등의 어려운 고행을 한 결과 사람의 운명은 식에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마침내 그를 존경하는 제자들이 3천 명이 되었고 황실의 사랑을 받아 종오위의 벼슬도 받게 된다.

그의 관상은 보잘것없었다. 키도 작은 데다 입은 작고 눈은 움푹 들어가 있으며, 코는 낮고 광대뼈는 불거졌다고 본인 스스로 기록했다. 보기 드문 빈상이었지만, '음식의 절제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는 큰 깨달음에 따라, '매일 보리 한 홉 반과 채소 한 가지'만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말년에는 가옥과 일곱 채의 창고를 가진 부자가 되었다 그 당시로는 비교적 장수에 속하는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미즈노 남보쿠의 <상법극의수신록>에서 음식의 절제에 관한 내용을 일본의 작가 다마이레이 이치로가 번역하고 편집한 책, <음식이 운명을 좌우한다>(다마이라보출판사)를 한국어로 다시 번역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뉘며 88가지의 문답으로 구성된다. 당신의 운명은 먹는 음식으로 결정된다, 배 속을 8할만 채우면 의사가 필요 없다, 검소한 음식도 많이 먹는 것을 경계하라, 식사가 불규칙한 사람은 정신이 망가진다, 식사량이 들쑥날쑥하면 걸인이 되기 쉽다, 평생 먹을 음식을 100년에 나누어 먹으면 100년을 산다, 식탐을 부려 폭식하면 악한 관상으로 변한다, 배부르게 먹는 것은 목숨의 과녁에 활을 쏘는 일이다, 마음을 엄격히 하면 음식도 엄격해진다, 배 속을 8할만 채우면 병이 없고 6할만 채우면 천수를 누린다, 밥그릇의 크기를 줄일수록 부와 장수의 크기는 늘어난다, 근검절약과 인색함을 구별하라, 진정한 관상가는 과거나 미래를 점치는 법이 없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일본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의 <상법극의수신록>에 나오는 음식 부분을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가 감안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가 18~19세기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부분에서는 살짝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겠다. 그런 부분은 살짝 통과하고 넘어가고 알짜배기 알곡만 남기는 방향으로 하면서 이 책에서 건져낼 핵심적인 부분을 마음에 담으면 된다.

특히 건강을 위해서 자꾸 무언가 더 챙겨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소식과 과식 사이에서 방황하며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방향 설정이 되었다. 소식에 대해 재인식하며 다시 소식을 실행할 계기를 마련해 본다.

사람이 세상에 나올 때에는 반드시 평생 먹을 양만큼의 식복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식하고 폭식하면 수명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평생 먹을 양을 30년 만에 다 먹으면 30을 살고 100년 동안 나누어 먹으면 100년을 살게 됩니다. (38쪽)



그러면 '소식'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큼의 식사가 소식인 걸까.

미즈노 남보쿠는 '일반일채'를 이야기한다. 즉 밥 한 그릇에 반찬 한 그릇으로 식사하라는 것이다.

곡식과 채소처럼 검소한 음식을 먹는 것을 조식粗食이라고 하는데, 미즈노 남보쿠는 조식을 실천하여 장수를 누리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몇 가지 더 기억해둘 만한 것을 언급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소식 기준을 세워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식사의 양과 질을 일정하게 하여 음식에 유혹되지 않도록 하는 것일 테다.

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몸을 시원하게 하는 과일과 채소가 좋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곡물이 사람의 몸에 제격입니다. 식탐을 버리고 자연의 법칙을 겸허히 따르십시오. (22쪽)

하루 세끼 식사의 양과 질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관상이 나쁘더라도 부와 명예와 장수를 누리게 됩니다. (24쪽)



인상적이었던 대화도 기록해두어야겠다. 이 책에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이 바로 '관상은 변한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음식을 얼마나 절제하느냐에 달려있다.

문 問 스승님께서는 관상이 마음가짐에 따라 변화한다고 하십니다. 저는 얼굴에 나타나는 관상으로 즉시 길흉을 맞히는 것이 최고의 관상법이라 생각합니다. 스승님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답 答 '관상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 내 관상법의 근본입니다. 산도 변하고 강도 변하거늘 그대는 어찌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려 하십니까? 관상에는 실상實相이 있고 무상無常이 있습니다. 나 또한 그 사람의 얼굴에서 길흉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품격이 변하면 관상도 변합니다. 품격이 변하는 가장 큰 요인이 음식의 절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품격이 없으면 기분에 따라 음식의 양이 들쑥날쑥 변하게 마련입니다. 품격이 있는 사람은 식탐에 휘둘리지 않고 음식을 소식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게 됩니다. 역으로 음식을 소식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면 저절로 품격이 갖추어지게 됩니다. 소식이라는 형식이 품격이라는 내용을 만들고, 품격이라는 내용이 소식이라는 형식을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이와 같은 하늘의 도리를 알고 실천하면 부와 명예, 그리고 천수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140~141쪽)



이 책은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의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는 소식을 통해 관상과 운명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관상학적으로 접근하여 풀어나가고 있으니 유념하여 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책을 읽어보고 지금의 우리에게 맞는 부분을 적용하고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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