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을 읽다가 오래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메모해 놓았는데 한 줄 소개하면 이런 것이다.
"정원을 꾸리면서 느끼는 창조의 기쁨과 창조자로서의 우월감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한 뙈기 땅을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바꾸어 놓는다. 여름을 기대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과 색과 향기를 창조해 낼 수 있다. 작은 꽃밭, 몇 평 안 되는 땅을 갖가지 색채의 물결이 넘쳐나는 천국의 작은 정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편지 쓰는 일을 제외하고, 다른 글쓰기는 저녁 시간에 하고 싶어 했다. 그만큼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다는 것인데, 말년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정원에서 보냈을 정도다. 헤세는 정원에서 쉬고 관찰하며 인생에 대해 깊이 사색했던 셈이다. 흙, 꽃, 풀, 채소, 나무 등 자연이 가르쳐 주는 교훈을 삶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 따로 경전을 읽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자연보다 더 위대한 교사는 없기 때문이다. (159~1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