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더 넓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4대의 삶과 고난을 들려주는 소설을 보면 그 이해는 시간도 초월한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 내가 선자라면, 한수라면, 노아, 모자수, 솔로몬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하늘이 무너질듯한 고통과 절망 앞에서 나라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들에게서 삶을 한 수 배운다. 어떻게든 꿋꿋하게 살아내는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마음속에 꽉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몰랐던 재일교포들의 삶을 4대에 걸쳐서 소설을 통해 바라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고,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위치에서 힘을 다해 살아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데에 위안을 얻은 소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1권 첫 시작 "역사가 우릴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라는 첫 문장이 더욱 처절하게 느껴진다. 첫 시작의 그 느낌보다 몇 배는 더 묵직하고 어두운 현실이었지만, 그 또한 삶이고 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이들이 열심히 살아낸 그 역사를 살펴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책과 드라마 두 가지 다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꼭 먼저 책을 읽기를 권한다. 드라마는 아직 시즌이 다 끝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책을 먼저 읽고 드라마를 본다면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알 것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