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을 위한 에세이 - 세상의 모든 좋은 어른을 위해 김현주 작가가 알려주는 ‘착한 척’의 기쁨
김현주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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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세상의 모든 배려가 친절한 척이고, 누군가를 위해 저절로 우러나온 마음이 아니라 예의를 지키는 것뿐이라고 말하던 사람이 있었다. 보고 싶었다, 예뻐졌다, 좋아 보인다, 너의 삶이 부럽다는 형식적인 칭찬을 하듯 인사를 주고받는 게 전혀 공감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고도 했다. 콜센터 직원의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당연히 빈말이고 음식점에서 '어서오세요'하고 인사하는 건 수익의 대상, 즉 고객이기 때문이고 잘해주는 사람은 무언가 원하는 게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프롤로그 4쪽)

저자는 그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살면서 받았던 배려가 모두 갑과 을에 의해 약속된 태도일 뿐이며 착한 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좀 오버라고 생각했다. 언제 봤다고, 아니 본 적도 없는데, 아무한테나 그런 말을 하지는 말지,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콜센터 전화해서 제일 먼저 그 말을 들었을 때였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 내 마음은 쑥덕쑥덕 말이 많아진다. '수단이긴 하지'와 '그러면 음식점에서 인사조차 안 하면 어쩌라고?' 같은 생각과 함께 엄청 마음이 시끄러워진다.

착하게 산다는 건, 욕심나는 순간에 타인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건, 그 순간은 속상할지도 모르지만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는 그렇게 손해나는 일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착한 일을 했을 때의 뿌듯함과 따뜻함은 착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은 평생 모르고 살아갈 보람과 꽉 찬 다정함 같은 것. 욕심인지 몰라도 착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7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착한 사람', 2장 '그래서 착하게 살아갑니다', 3장 '그래도 착하게 살아갑니다'로 나뉜다. 착한 척하지 않고 호구도 되지 않게, 현실적 착함, 착한 척하다 지친 거잖아, 인생은 노력에 약간 비례하는 랜덤 선택일 뿐, 착한 사람과 쉬운 사람의 차이, 스스로를 착한 눈으로 바라보자, 착한 사람을 착하게 대할 용기가 있는가?, 나의 착함이 타인에게 주는 기회, 옳은 선택 말고 좋은 선택, 거절만 잘해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어차피 착하게 살아야 한다 착한 척이라도 하자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심지어 요즘은 이렇게 마음이 고운 사람을 '착하다' 하지 않고 '호구'라고 부른다. 착한 사람을 너무 쉽게 호구로 만들어 버리는 세상에서 착하게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도 하고.

"네가 그렇게 착하니까 너를 호구로 보는 거야" (24쪽)

요즘은 착한 사람은 호구 취급을 하는 게 당연한 듯 되어버려 이 책을 통해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보는 것도 영 어색했다. 아무래도 착한 사람은 사라졌나보다. 그래도 '호구님은 도대체 언제부터 활동하셨는지,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신다'와 같은 말을 보며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그 마음을 함께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긴 요즘에는 착하다는 것이 칭찬 같지 않고 '바보'나 '멍청이'와 동의어 같다. 그래서 비비 꼬인 부분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으며 짚어보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좀 더 넓고 크게 착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착한 사람에게 착한 마음이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면서

자신도 불편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이다. (25쪽)

착한 사람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있지만 무언가에 가려져 숨어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착한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리고 착한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착한 사람의 편에 서서

착하고 따뜻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는

작지만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다. (155쪽)



나쁜 사람이 되기보다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렇다고 호구가 되기는 싫은, 적당히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정리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착하다는 것에 더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동안 생각했던 '착하다'의 개념을 넓히며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한다.

꼭 착해야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재밌는 사람도,

잘 들어주는 사람도,

매력 있는 사람,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기억된다. (176쪽)

기존의 고정관념과 함께 그것을 깨보기도 하고, 갖가지 생각으로 가득하게 만드는 에세이다.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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