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세상의 모든 배려가 친절한 척이고, 누군가를 위해 저절로 우러나온 마음이 아니라 예의를 지키는 것뿐이라고 말하던 사람이 있었다. 보고 싶었다, 예뻐졌다, 좋아 보인다, 너의 삶이 부럽다는 형식적인 칭찬을 하듯 인사를 주고받는 게 전혀 공감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고도 했다. 콜센터 직원의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당연히 빈말이고 음식점에서 '어서오세요'하고 인사하는 건 수익의 대상, 즉 고객이기 때문이고 잘해주는 사람은 무언가 원하는 게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프롤로그 4쪽)
저자는 그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살면서 받았던 배려가 모두 갑과 을에 의해 약속된 태도일 뿐이며 착한 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좀 오버라고 생각했다. 언제 봤다고, 아니 본 적도 없는데, 아무한테나 그런 말을 하지는 말지,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콜센터 전화해서 제일 먼저 그 말을 들었을 때였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 내 마음은 쑥덕쑥덕 말이 많아진다. '수단이긴 하지'와 '그러면 음식점에서 인사조차 안 하면 어쩌라고?' 같은 생각과 함께 엄청 마음이 시끄러워진다.
착하게 산다는 건, 욕심나는 순간에 타인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건, 그 순간은 속상할지도 모르지만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는 그렇게 손해나는 일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착한 일을 했을 때의 뿌듯함과 따뜻함은 착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은 평생 모르고 살아갈 보람과 꽉 찬 다정함 같은 것. 욕심인지 몰라도 착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