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보면 '만사태평해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라고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가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이 마음에 파고든다. 그러고 보면 세상만사 근심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알고 보면 고민거리가 한가득이다. 그러니 이 표현이 인상적이다. 계속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미디어가 비극적인 뉴스를 계속해서 많이 내보내는 것도, 불안을 부추기는 페이크 뉴스가 더 빨리 확산되는 것도, 우리의 뇌가 부정적인 정보에 의식이 더 쉽게 향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연구에 의하면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 기쁨은 평균 3개월이면 희미해지고, 연봉이 올라간 기쁨은 6개월이면 사라지며, 좋아하는 상대와 연인이 된 행복도 6개월이 지나면 줄어들어 약 3년이 지나면 기본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한다(26쪽). 그 기쁨은 반드시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니, 그런데 그게 맞는 말이어서 더욱 솔깃하며 읽어나간다.
우리 뇌는 감정과 관련하여 두 가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니, '첫째, 싫은 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둘째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린다.'라는 것이다.
이런 글들을 읽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지만,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그럼에도 우리는 정신 수양을 통해 무아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승이나 신선만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지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한 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하니,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선문답을 대성시킨 12세기 승려 무문혜개는 이런 말을 남겼다.
"무無를 결코 허무라거나 유무 같은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중략) 시간을 들이는 사이에 점점 성숙해져 자연스럽게 자신과 세계의 구별이 사라지고 하나가 될 것이다. " (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