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25만 부 기념 봄 에디션, 양장)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그런 책이 있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데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다가도 결국에 읽게 되는 그런 책 말이다. 어긋나다가도 결국에 만나게 되는 인연 같다고 할까. 이 책이 그랬다.

이 책은 작년 4월에 처음 나온 것을 보고는 마음에 두었다가 결국 겨울 에디션 한정판으로 만났다. 루돌프도 북극곰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올라 함께 철학 여행을 떠나는 표지의 그림이라니. 정말 사랑스럽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 벚꽃 에디션도 나와있다고 한다. 그 표지도 보니 마음이 들뜬다. 계속 계절마다 한정판 에디션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가 보다. 25만 부 기념 특별 양장본이라고 하니 인기가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나보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매력적인 글솜씨로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 에릭 와이너가 여행의 동반자로 나선다. (책 속에서)

겉모습도 내용도 마음에 쏙 들어와서 이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에릭 와이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다. 무엇보다 철학적 여행가다. (책 속에서)

에릭 와이너가 선택한 철학자들의 통찰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제시해 준다. 폭력이란 '상상력의 실패'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간디부터, 걷기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라는 관점을 제시해 주는 루소까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천천히,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새벽'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루소처럼 걷는 법, 소로처럼 보는 법,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2부 '정오'에는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간디처럼 싸우는 법,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부 '황혼'에는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몽테뉴처럼 죽는 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책장에 꽂아두고도 한참을 놔뒀다. 변명 같지만 나름 발효시키는 과정이라고 할까. 책과 나의 만남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이 책을 꺼내들어 스르륵 넘기다가 결국은 계속 읽어나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음 문장을 보고는 지극히 인간적인 철학자들의 이야기라 마음에 들어서 말이다.

우리는 대개 철학자들을 육체 없는 영혼으로 여긴다. 내가 고른 철학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신체를 가진, 활동적인 존재였다. 트레킹을 하고 말을 탔다. 전쟁터에서 싸우고 와인을 마셨으며 사랑을 나누었다. 그리고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실용적인 철학자였다. 그들의 관심은 삶의 의미가 아닌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있었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았다. 여러 자잘한 결점이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때때로 몇 시간 동안이나 무아지경에 빠졌다. 루소는 사람들 앞에서 몇 번이나 엉덩이를 깠다. 쇼펜하우어는 자기 푸들과 대화를 했다. (니체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자.) 어쩌겠는가. 지혜는 고급 양복을 입는 일이 드물다. 뭐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14쪽)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다른 철학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저자 에릭 와이너와 함께 기차 여행 철학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에릭 와이너가 여행을 주선한다. 기차여행을 한다는 설정은 정말 이 책 속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개인적으로도 기차여행을 즐겼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고, 지금은 기차 타본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추억 같은 것이어서 더욱 향수를 자극한다. 그래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설정은 여러모로 호기심을 끌어올려 주었다.

이 책에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위대한 철학자들의 흔적을 더듬는다. 이들의 궤적을 살펴보는 데에 있어서는 잘 몰랐던 사실도 살짝 들려주는데, 원래 그런 게 있지 않은가. '소곤소곤' 그러면서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인간적이고 악의 없는 뒷담화 같은 느낌의 글들이 곳곳에서 나와서 양념을 쳐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에릭 와이너와 함께 떠나는 철학자행 특급 열차에 동참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다채로운 철학 사상과 철학자들을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언제든 이 책을 펼쳐들면 뜻깊은 여행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카포! 처음부터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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