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
편지지.전범 지음 / 봄름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비건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사실은 그게 가장 궁금했다. 아니, 비건 레시피를 보고자 하는 욕망이 가장 컸음을 고백한다. 나도 비건을 지향하고 있지만 레시피가 한정되어 있으니, 요리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관심이 생겼다.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비혼을 택했다. '결혼한 한 쌍의 남녀'로 묶이는 것보다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싶다. 비거니즘은 우리 사회의 최약자인 동물을 살리는 일이다. 지구라는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식구를 돌보는 일이다. (책날개 중에서)

그런 내용을 담고 있어서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탄생한 책이다.

어쨌든 비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다양하니 책이 나오면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호기심이 생겼다. 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고 비건 레시피도 궁금해서 이 책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편지지, 전범선 공동 저서이다. 편지지는 카메라를 들고 지구를 유랑하는 낭만적 유목민이다. 사진가, 작가, 현대미술가, 예술 감독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한다. 전범선은 글 쓰고 노래하는 사람. 밴드 '양반들' 보컬이자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자문위원이다. (책날개 발췌)

우리는 흔적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한다. 비거니즘은, 무해한 삶으로 나아가는 소박한 첫걸음이다. 기후 우울증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담론이다.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완벽한 비건은 어디에도 없다. 완벽한 비건 한 명보다, 비건을 지향하는 백 명이 실질적으로 이롭다. 요지는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에 달렸다. '고기'가 줄어들수록 사회에 널린 질병은 점차 치유될 것이다. (9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무덤에서 정원으로'를 시작으로, 1부 '먹고 사는 이야기'와 2부 '먹고 살리는 이야기'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비거니즘은 살림이다'로 마무리된다. 중간중간에 동치미 물냉면, 나물 된장 국수, 들기름 메밀막국수, 토마토 비타민 수프, 새송이버터 덮밥 등의 비건 레시피도 소개된다.




이 책에서는 각자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꾸려나가는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된 먹고사니즘은 밥을 먹고 삶을 사는 일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무엇이 중헌디?'라고 물었을 때, '삶과 살림'이라고 답하는 것이 먹고사니즘이라고 믿는다. 비거니즘과 먹고사니즘 모두 밥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의 시작이다. 나는 비건이 되면서 먹고사니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다. (222쪽)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드라마틱하다.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분위기와 적당한 무게감의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 생각하고 펼쳐들었다가 엄청난 무게감이 훅 치고 들어와서 당황하며 읽었다.

또한 이들이 들려주는 비건 레시피는 어떤 메뉴는 낯설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이거 해보면 괜찮겠네'라고 생각되는 것도 있었다. 비건이면서도 제각각 다른 레시피로 먹고 살고 있으니, 이들의 레시피를 보면서 나의 식탁에 올려놓을 것도 찾아본다.

이 책은 잔잔한 이야기일 거라 짐작하고 펼쳐들어 읽었는데, 회오리치며 아웅다웅 격하게 오고 가는 그들의 인생이 들어있었다. 사실 사람 살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제각각 다르다는 것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식해 본다.

삶을 살아내는 것, 그리고 매일 끼니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이 책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청년들의 이야기, 비건이면서 비혼인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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