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김용남. 21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문학, 독서 등 국어과목과 한국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 등 사탐과목은 물론이고 한문, 철학, 문화비평까지 두루 맡아 가르쳤다. 재직 중 80여 개 국가를 자유롭게 배낭여행하면서 세계사의 현장을 확인하고 『대세 세계사』를 썼다.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는 항상 동시대의 한국사와 세계사를 비교하면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것은 권유했다. 이번 책은 조선사에 그와 같은 방식을 적용한 결과물이다. (책날개 발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헬 조선'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헬 한국이 아니라 헬 조선인 이유는 현재 한국 사회가 과거 조선과 비슷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헬 조선이란 말은 한국과 함께 조선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고구려는 대륙을 호령하는 강한 국가였고, 고려는 국제무역이 활발한 개방적인 국가였는데, 조선은 무기력하고 폐쇄적이며 지배층이 외국에는 굴종하면서 안에서 백성을 착취하는 국가라는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19세기 조선의 모습일 뿐, 초기인 15세기 조선은 뛰어난 시스템을 갖추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보다 문명 수준이 앞서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헤븐 조선이 왜 헬 조선으로 퇴보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중심으로 기존의 역사 해석을 검토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눈 맑은 제자들과의 역사 대화'와 추천사 '독자를 성장시키는 역사책'을 시작으로, 1장 '발단: 14세기, 조선 건국에 정당성이 있는가?', 2장 '절정: 15세기, 누가 성군이고 누가 폭군인가?', 3장 '위기: 16세기, 조선은 왜 위기를 맞이했나?', 4장 '전환: 17세기, 변화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5장 '전개: 18세기, 개혁인가 수구인가?', 6장 '하강: 19세기, 헬 조선 도래는 필연이었나?', 7장 '결말: 20세기, 누가 책임을 졌는가?'로 나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타당했는가?, 조선의 시스템은 성공했는가?, 백성에게 최고의 국왕은 누구인가?, 성종은 왜 혼인보조금을 지급했는가?, 까불이는 세계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선조는 유능했나 무능했나?, 광해군은 오해받고 있는가?, 북벌은 과연 가능했나?, 조선은 언제부터 망하기 시작했는가?, 조선 왕 암살 의혹은 사실인가?, 조선 후기 르네상스는 존재했는가?, 사도세자는 죽어야만 했는가?, 조선의 운명이 달라질 뻔한 사건은?, 누가 나라를 팔았는가?, 조선 망국은 왜 8월 29일에 발표되었나? 등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들려준다.
이 책은 지혜와 김 선생의 대화로 구성된다. 지혜는 학생 가운데 특히 역사에 관한 호기심이 컸던 여러 제자를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한다. 그들의 끊임없는 질문이 수업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이 책의 뼈대를 이루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