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들의 가든파티
한차현 지음 / 강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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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다. 보통 지금까지 소설은 제목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제목을 보고 어느 정도 내가 짐작하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하면 되겠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면 그냥저냥 그럭저럭 비슷한 느낌이었을 텐데, 이건 아니다. 어허, 특이한 소설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제목과 함께 '실존철학의 무게를 더한 사회파 의학 스릴러'라는 한 줄의 설명 만을 들어보고 선택해서 읽은 소설이다. 소설에 대해 전혀 정보를 모르고 읽기 시작했을 때에 보통은 낯선 세계에 툭 던져져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알게 되면 상상력에 한계가 생기지만 오히려 아무 정보 없이 소설 속 세계로 쑥 들어가 보는 것이 소설을 읽는 시간을 알차게 해준다. 또한 소설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나에게 전해주는 것이어서 그 시간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그런데 이 느낌을 무어라 이야기할까. 묘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소설의 느낌이 아니어서 거기에서부터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머릿속 언어가 마구 뒤섞이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이 소설의 독자는 이 소설을 읽는 순간에만 존재한다'라고 언급했지만, 나는 이 소설을 다 읽은 이후에도 소설 속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운이 강하다. 강하게 후려치는 한방이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차현. 장편소설 『제1회 서울 역삼초등학교 18기 동창모임 준비위원회』 외 다수, 소설집, 장편동화 등 출간. 1999년 세기말부터 끈질긴 전업소설가다. (책날개 발췌)



이 소설은 사전 정보 없이 그냥 바로 소설 속 이야기로 뛰어드는 것을 추천한다. 그랬기에 나에게도 이 소설의 세계가 선입견 없이 다가올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거나, 읽더라도 이 세계에 겉도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 소설의 정보가 없다면, 작가의 말에서 이 한마디 이야기를 듣는다면 이 소설에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조던 필 감독의 스릴러 영화 「겟 아웃(Get Out)」(2017)을 봤던 독자라면 눈치채셨겠지만 『늙은이들의 가든파티』는 그 영화의 몇 요소들로부터 중요한 모티프를 제공받으며 구상을 시작했다. 착취적 성격의 뇌 이식 수술 부분이 바로 그러하다. 훌륭한 작품으로 소설적 영감을 선사한 원작자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361쪽)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다.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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