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특하다. 보통 지금까지 소설은 제목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제목을 보고 어느 정도 내가 짐작하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하면 되겠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면 그냥저냥 그럭저럭 비슷한 느낌이었을 텐데, 이건 아니다. 어허, 특이한 소설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제목과 함께 '실존철학의 무게를 더한 사회파 의학 스릴러'라는 한 줄의 설명 만을 들어보고 선택해서 읽은 소설이다. 소설에 대해 전혀 정보를 모르고 읽기 시작했을 때에 보통은 낯선 세계에 툭 던져져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알게 되면 상상력에 한계가 생기지만 오히려 아무 정보 없이 소설 속 세계로 쑥 들어가 보는 것이 소설을 읽는 시간을 알차게 해준다. 또한 소설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나에게 전해주는 것이어서 그 시간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그런데 이 느낌을 무어라 이야기할까. 묘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소설의 느낌이 아니어서 거기에서부터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머릿속 언어가 마구 뒤섞이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