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
기타무라 히데야 지음, 정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말에 내가 기분 나쁘다는 것을 표현하며 정색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웃어넘겨야 하는 건지도 혼란스럽고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두 가지 생각이 들곤 했다.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거면 정말 나쁜 사람인 것이고, 모르고 하는 거라면 멍청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설마 알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몰라서 그런 것이겠지.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곤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인간적인 안쓰러움마저 느껴지는 일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무의식적 편견'이라고 지칭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게 잘못한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하고, 누가 짚어주어 알게 되더라도 그저 주위 사람이 예민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사람인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 책 『당신을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타무라 히데야. 전공은 사회심리학, 감정심리학이며 사회심리학 박사다. 인간의 소중함을 중시하는 심리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서로가 타인을 존중하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편견이 어째서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편견이 어떤 상황, 어떤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지, 나아가 어떻게 하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22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무의식적 편견을 알아차리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면'을 시작으로, 1장 '무의식적 편견, 그 정체와 심각한 폐해', 2장 '무의식적 편견이 인간관계를 좀먹는다', 3장 ''왜곡된 믿음'은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4장 '편견이 낳는 마음의 메커니즘', 5장 '일상의 모든 곳에 도사린 무의식적 편견', 6장 '다수자의 '자각하지 않는 힘'을 경계해야 한다', 7장 '무의식적 편견을 알아차리고 극복하기 위한 단계적 처방'으로 나뉜다.

이 책을 읽으며 웃음이 났다. '그래, 날 괴롭히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 거야.'라며 마음을 다잡았던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건 괴롭힘의 시작이며, 말한 본인이야 아무런 악의가 없을 때도 많을 것이라는 거다. 대부분 선량한 사람들이 적대감을 가지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심술궂게 내뱉은 말이 아닌 편견으로 인한 실수라고 보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좀 나아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가게 점원에게 호통치며 막무가내로 화내는 사람의 경우를 보면, 이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가게 점원에게 화내던 사람은 외국 여행지에서 들른 편의점에서도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위압적인 태도를 취할까? 상황에 따라 완전히 태도를 바꾸는 건 정말 우스운 행태다. 해외에서는 취하지 않는 태도를 일본에서만 취한다면 그건 요컨대 '어리광'이다. (45쪽)




편견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이 가진 기존의 배경지식을 활용해 그 일들을 이해한다. 이를 '스키마'라고 부른다. 우리는 갓난아기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어려운 한자로 된 광고나 간판, 어른들이 주고받는 말의 의미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머릿속에는 이미 엄청난 지식, 즉 기억이 있다. (77쪽)

이 책에서는 다양한 무의식적 편견을 언급해 준다. 어찌 보면 우리 중 누구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듣는 상대가 기분 나쁘지만 분위기를 망치기 싫어서 꾹 참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이슈가 되어 비판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성차별,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이 심심찮게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이면을 살펴보면 잘못된 사고방식이 고쳐지지 않고 편향, 즉 편견으로 자리 잡아 무의식중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편견이 무의식적이라는 말은 자신도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생활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문제 있는 무의식적 편견과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선,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관해서도 정리한다. 이 책으로 나를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을 고찰해보자!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서는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무의식적 편견을 짚어준다. 특히 일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예시가 있어서 더욱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무의식적 편견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책이니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면 기본적으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