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이소은. 아티스트이자 미국 변호사다. 중학교 2학년 때 EBS 청소년 창작 가요제를 계기로 가수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앨범 <소녀>를 발표했고, 이후 네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음악을 사랑하고 무대 위에서 진실했지만, 음악 이외의 세상이 궁금했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 로스쿨에서 J.D.학위를 받았다. 로스쿨 졸업 후 뉴욕 변호사 시험에 합격, 뉴욕에 소재한 로펌에서 소송과 중재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의 뉴욕 지부 부의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뉴욕에서 문화예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며 글과 곡을 쓰고, 법을 다루며, 다양한 미디어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책날개 발췌)
불안과 성취감, 두려움과 설렘이 혼재된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에게 충실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내가 서 있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모든 변화를 유연하게 맞이하려는 열린 마음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지금의 나와 만나는 방법임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이 책은 작지만 강렬한 내적 변화를 이끌어낸 일상과 마음의 기록이다. (12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시작으로, 1장 '충실하게', 2장 '유연하게', 3장 '담대하게', 4장 '행복하게'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나아가되, 아프지 않게'로 마무리된다.
첫 이야기 Be yourself부터 인상적이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전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상상했던 변호사는 올블랙 정장을 입고 웃음기 없는 얼굴에 이성적이고 날카로운 모습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실제 로펌 첫 출근 전날, 어떤 옷을 입을지, 첫 이미지를 어떻게 부각시킬지에 대해 궁리하느라 몇 시간을 소비했다는 것이다. 로스쿨에서 취업 설명회나 취업 상담을 받을 때마다 반복해서 들은 조언은 "Don't let the one thing they remember be what you were wearing(너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이 의상이 되게 하지 마라)", "Law firms are riskaverse and conservative(로펌은 보수적이고 리스크를 좋아하지 않는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로스쿨에서 들었던 조언, "개성을 드러내지 말고 일에 집중하라"는 어느새 "너의 고유함을 기억하게 하라"라는 믿음으로 대체되었으며,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간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한 말로 알려졌으나 출처가 불분명한 이 명언을 떠올려본다. "Be yourself. Everyone else is already taken.(너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은 이미 존재한다.)"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변호사라고 해서 일부러 차갑고 냉정한 분위기를 풍기려고 할 이유도, 센 언니일 이유도, 모노톤의 의상을 입어야 할 이유도 없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에 나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옷을 입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최대의 결과물이 나온다.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강렬한 힘이다. (23쪽)
에세이를 읽을 때면 첫인상에서 강렬하게 파바박 불꽃 튀는 무언가가 전해지는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읽다 보면 재미있는 게 아니라, 첫 이야기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으며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져서 읽어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