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강신주와 지승호의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다. 강신주는 철학과 삶을 연결하며 대중과 가슴으로 소통해온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동서양 철학을 종횡으로 아우르며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삶과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다가가고 있다. 지승호는 인터뷰어로 살고 있으며 60여 권의 인터뷰 단행본을 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열한 번의 만남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우리 모두 조금만 더 가난해졌으면(지승호)'를 시작으로, 첫 만남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두 번째 만남 '사람의 문맥을 읽는다는 것', 세 번째 만남 '팬데믹 그리고 언택트', 네 번째 만남 '스마트폰 사회경제학', 다섯 번째 만남 ''작은 자본가'들의 세상', 여섯 번째 만남 '가족공동체와 '기브 앤 테이크'의 세계', 일곱 번째 만남 '진보의 전제는 타인에 대한 애정이다', 여덟 번째 만남 '구경꾼에서 주체로', 아홉 번째 만남 '글, 책, 담론들', 열 번째 만남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열한 번째 만남 '넓은 잎을 가진 철학 나무처럼'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두 번의 인터뷰 그리고 두 가지 바람(강신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제목은 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 중에서 알려진 문장이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세찬 바람이 내 책을 펼쳤다가 닫고,
파도의 포말들이 바위 틈에서 작열한다!
날아 흩어져라, 찬란한 모든 페이지들이여!
_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중에서
그냥 이 시만을 접했을 때에는 잘 몰랐지만, 철학자 강신주의 최근 삶을 가늠해 보니 그 말의 의미가 더 커다랗게 다가온다.
2021년 여름 전후 내 몸은 최악이었다. 살이 20킬로그램 정도나 빠졌다. 물론 2022년 1월 지금도 완전히 정상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당시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몸을 돌보는 데 보냈다. 그러나 산책도 버거울 정도로 몸에 기력이 없었다. 걸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나는 걷고 또 걸었다. 걷는 것도 무척 힘들었다. 걸을 때도 왼발이 땅바닥에 스쳐 자주 휘청거리곤 했다. 발을 제대로 들 수 있는 근육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367쪽)
그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고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나왔으니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를 힘껏 펼쳐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