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다케타즈 미노루. 1937년 일본 오이타현에서 태어났다. 1963년부터 홋카이도 동부의 고시미즈의 농업공제조합 가축진료소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다가 1991년 퇴직했다. 1966년 붉은여우의 생태 조사를 시작해, 1972년부터 다친 야생동물의 보호, 치료, 재활 훈련에 전념해오고 있다. 1979년부터 내셔널트러스트인 '오호츠크의 마을'의 건설 운동에 참가했다. 현재는 홋카이도 중앙부의 히가시카와에 살면서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책 속에서)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 홋카이도 동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야생동물의 보호와 치료 그리고 재활 훈련을 천직으로 삼아 온 한 수의사가 40년 동안 자연과 인간에 대해 관찰하고 체험하며 느끼고 얻은 것을 일기체로 피력한 글이다. (288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차례는 4월부터 3월까지다. 4월 '우리 집의 한 해는 새끼 바다표범 기르기로 시작된다', 5월 '우리는 헬렌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6월 '산나물과 함께 찾아온 진료소 손님들', 7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연출하는 시레토코', 8월 '녹색의 회랑 속에서 드라마는 펼쳐진다', 9월 '낙엽 밑에는 하늘의 별보다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10월 '선생님, 야생동물이 그렇게 좋아요?', 11월 '흙을 만들고, 그 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12월 '큰곰은 동면 중, 이 고장 사람들은 반동면 중', 1월 '새해에도 우글거리는 식객과 함께', 2월 '지독하게 추워도 사랑은 해야지', 3월 '우리의 평범한 일이 숲을 우거지게 할 거야'로 구성된다.
아무나 쓸 수 없는 이런 책 좋다. 저자는 수의사인 데다가 오랜 세월을 자연과 함께 하여왔기 때문에 그냥 사계절 다달이 있었던 에피소드를 골라서 들려주어도 이렇게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맙소사! 바다표범이 웃는다고? 세상에, 동물들의 식성을 일일이 다 챙겨서 먹이를 마련해준다고? 결국 나는 이 책을 펼쳐들자마자 신기한 마음으로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입원하고 있는 동물들의 먹이를 마련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이 내 일 중의 하나다. 우리 집에 입원해 있는 것은 모두 야생동물이어서 그 먹이는 잡다하고 다양할 수밖에 없다. 큰고니의 먹이는 야채 지스러기나 옥수수, 밀 등이다. 앞을 못 보는 너구리는 과일과 고기도 좀 먹게 해 달란다. 청설모도 '나는 호두랑 소나무 씨!' 하며 조른다. 그런데 모두 상처가 아물거나 앓던 병이 나으면 자기가 원래 살던 자연 속으로 돌아가게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야생 상태에서 먹던 먹이를 주어야 한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파는 그런 것을 먹이로 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이 여간 어렵지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결국 중노동이 된다. (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