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 수학으로 밝혀낸 빅데이터의 진실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띠지에 이런 글이 있다.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을 눌러본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한 권의 책"이라고 말이다.

나 또한 눌러본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그러한 이유로 펼쳐들었는데, 그냥 당연한 듯 생각하던 것을 뒤흔들고 다시 원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참신함을 느꼈다. 그러는 데에는 칼럼니스트 박상현이 들려주는 추천의 말이 큰 영향을 주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나면 이 책에 더욱 관심이 생길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 원인에 관해 가짜뉴스와 허위정보, 러시아의 공작과 '천재적인 소셜미디어 담당자'와 같은 설명이 언론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기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독자들에게 글로 설명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반드시 진실에 가까운 건 아니며,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이 언론에 소개되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실험 결과의 뉘앙스는 다 빠져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응용수학자 데이비드 섬프터가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을 통해 전달하려는 게 바로 그 뉘앙스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우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면 독자들의 주의를 끌 수 있고, 빅테크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데 용이하다. 섬프터는 언론이 깔끔한 내러티브를 동원해 외치고 대중이 분노하는 사이에서 "잠깐만요, 그게 얼마나 사실인가요?"라고 묻는 사람이다. 그리고 네이트 실버가 정말로 실패한 통계학자인지, 필터버블이 진짜로 그렇게 무서운 건지 차근차근 따져본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파악했다'는 것이 무작위 추측을 간신히 벗어난 60%의 확률이라면 언론이 말하는 내러티브가 맞다고 할 수 있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6~7쪽)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며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을 일단 멈춰세우고 "잠깐만요, 그게 얼마나 사실인가요?"라고 묻고 있으니, 일단 그 이야기부터 들어보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수학으로 밝혀낸 빅데이터의 진실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다.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라는 것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일 테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데이비드 섬프터.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응용수학과 교수이다. 최고의 수학 논문 저자에게 주는 캐서린 리처즈상(2015)을 수상했다. 물고기 떼와 개미 집단의 거동 원리부터, 축구팀의 패스 네트워크 분석,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의 차별까지 다양한 주제를 수학적으로 연구했다. 국경을 넘나들며 정부, 금융, 인공지능, 스포츠 분야의 자문가로 활동했다. 축구 우승 결과를 예측하는 수학 모델 '사커봇'을 개발하여 유럽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추천의 말 '60퍼센트의 진실_박상현(칼럼니스트)'를 시작으로, 1부 '우리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2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 3부 '우리처럼 되는 알고리즘'으로 이어지며,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등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제목은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이다. 도대체 그 착각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굉장히 성심성의껏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적당히 유머도 섞어가면서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수다가 너무 과하다는 느낌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그게 다 전체적으로 독자를 끌고 가기 위한 강약 조절에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때로는 피카츄의 꼬리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실제로 피카츄의 꼬리에 검은 점이 있을까 검색해 보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알고리즘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하니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도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인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일한 인간형 지능의 소유자일 것이다. 진짜 관건은 이미 개발된 알고리즘들을 우리가 소수의 필요와 편익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는지 나는 안다. (354쪽)




수학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무척이나 탁월한 책. 온통 매혹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진심 어리고 익살맞은 문체로, 수학자들이 마냥 연구에 파묻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읽는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_키트 예이츠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저자

이 책을 읽고 나면 키트 예이츠의 추천사 중 '진심 어리고 익살맞은 문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느껴질 것이다. 티만드라 하크니스의 추천사 중 '참신하고 정직'하다는 단어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알고리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건 네가 처음이야.' 느낌이랄까. 진지하지만은 않으며 익살맞은 문체에 진심이 느껴지고, 딱딱하게만 전달되지 않아서 참신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