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나민애. 현재 서울대학교 글쓰기 담당 교수로 지내고 있다. 2015년부터 동아일보 주간 시평 코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을 연재하고 있으며, 때때로 강연을 나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잠시 쉬어 가도 괜찮다', 2장 '애쓰지 않아도 충분하다', 3장 '아픔도 때론 힘이 된다', 4장 '반짝이지 않아도 사랑이 된다'로 나뉜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나태주 시인의 딸이다. 예전에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시를 묶은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를 읽어서 그런지 무언가 한치 건너 아는 분인 듯한 느낌, 친근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힘들면 쉬어도 돼」에 이런 일화가 있다. 대학생 때 청첩장을 들고 교수님을 뵈러간 적이 있는데, 교수님은 편지와 축의금과 함께 덕담이 아닌 말을 불쑥 던져주셨다는 것이다.
"민애야,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의아했다.
"밥도, 청소도, 살림도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울컥했다.
"적당히 해도 된다. 집 안이 좀 더러워도 되고, 그걸 네가 다 안 치워도 된다. 애 낳고 열심히 키우지 마라. 너 하고 싶은 거 하나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좀 못해도 된다." (30쪽)
그런데 20년이 지나고 보니 저자는 교수님의 말과 반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 하나만 하지 못했고, 나머지는 다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하기 싫은지도 모르고 그냥 했고, 어떤 날은 앞뒤 가리지 않고 했으며, 숨을 헐떡이면서 남들이 요구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 교수님의 말씀, "괜찮다, 안 해도 된다, 못해도 된다." 그 이야기가 나에게도 토닥토닥 위로를 건넨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었다면, 오늘은 잠깐이나마 놓아버리자. 물론 내일부터 내 맘이 다시 달라질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