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김동훈. 초등학생 때 월간지 사은품으로 천체망원경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별과 우주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별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아 호주, 몽골, 남미, 북유럽을 여행했다. 2008년 몽골에서 처음 개기일식을 관측한 이후 오로지 일식을 쫓아 일곱 개 나라를 다녀왔다. 2015년에는 2분 25초 동안 일어나는 개기일식을 관측하려고 비행기를 10여 회 갈아타고 북극 스발바르제도에 다녀왔다.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개기일식은, 영하 20도 넘는 추위와 북극곰의 위협을 까맣게 잊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등산이라면 질색이다. 그러나 이번이 아니면 6800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혜성 때문에 한여름에 해발 1256m 청옥산을 오르는 시간은 기쁨이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해발 4000m 고원을 찾았을 때 고산병으로 심하게 고생했지만, 천문 이벤트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비행기표를 끊는다. (책속에서)
절판되어 일반 서점에서는 사라진 책을 중고로 산 적이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군데군데 그어진 밑줄에 자꾸 눈이 갔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전 주인의 안목과 취향이 깃든 밑줄은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했다. 헌 책에 그어져 있던 밑줄처럼 밤하늘에 밑줄을 그어보기로 했다. 떠나보내기 아쉬운 밤, 이야기 나누고 싶은 밤, 기억하고 싶은 밤. 내가 밤하늘에 그은 밑줄을 차곡차곡 모은 것이 이 책이다. (5쪽)
이 책은 001일째밤부터 200일째밤으로 구성된다. 한 번에 밤하늘의 사진 한 장과 밤하늘에 밑줄 그은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별 사진에 감성을 불어넣어준 에세이다.
가장 먼저 1일째밤에는 '일생에 단 한 번'이라는 제목의 글이 담겨 있다. 니오와이즈 혜성처럼 맨눈으로 긴 꼬리를 볼 수 있는 혜성은 몇십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을 만큼 귀하니, 카메라를 챙겨 강원도 평창 청옥산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놓치면 자그마치 6800년을 기다려야하니 한여름에 1256m 산을 올랐고 이번 생에 다시 만날 수 없는 혜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 더해지니 사진이 더욱 특별해보였다. 그 사진이 바로 밑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