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서랍에 월든을 숨겨두다'와 들어가기 전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애'를 시작으로, 1부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2부 '더 나은 삶을 위해 『월든』 속으로 걸어가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 『월든』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강해진다'와 작가의 말 '소로와 함께 생각의 오솔길을 걷다'로 마무리된다.
정여울의 책은 프롤로그부터 잘근잘근 야무지게 씹어가며 먹듯이 읽게 된다. 책장을 펼쳐들기 전에 무엇을 생각하든 항상 그 기대 이상의 열정을 엿보게 되었다. 이번 책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월든을 읽으면서도 월든 호수를 찾아보거나 거기에 직접 가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는데, 저자는 책상서랍 속에 월든 호수 사진을 넣어두었다니 그것부터가 남다르다. 역시 나보다 몇 배 되는 열정을 펼쳐 보여서 에너지를 건네받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오랫동안 꿈만 꾸었지 막상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곳들이 있다. 월든이 바로 그런 곳이다. 상상 속의 월든이 너무 아름다워서 막상 가보면 실망할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매사추세츠 주 안에 있는 콩코드는 아름다운 도시이긴 하지만 『월든』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면 특별히 눈길을 끄는 매력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웬걸, 자세히 알아보니 콩코드야말로 '내가 꿈꾸는 모든 것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는 '이야기가 있는 도시'였다. 소로의 발자취뿐 아니라 젊은 시절 그의 정신적 지주였던 미국의 대문호 랄프 왈도 에머슨이 살았던 곳도 바로 콩코드였다. 게다가 내가 어렸을 적 가장 좋아했던 소설인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이 태어나 살았던 곳, 뿐만 아니라 그녀와 소로가 우정을 쌓아가던 곳도 바로 콩코드였다. 『주홍글씨』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도 콩코드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루이자 메이 올콧과 친분을 쌓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무려 네 명이나 배출한 꿈의 도시가 바로 콩코드였던 것이다. (49~50쪽)
이 정도면 가기 전의 장면부터 벌써 들뜨는 마음 가득하게 만든다. 여전히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도, '그래서, 그곳이 어땠는데?'라며 이야기를 들을 준비는 충분히 된다. 그리고 그 설렘까지 온전히 전해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