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손석희.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6년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교수로 옮길 때까지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주로 맡았다. 성신여대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동안에도 「100분토론」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했다. 2013년 JTBC보도담당 사장으로 입사해 2020년 1월 초까지 「뉴스9」 「뉴스룸」의 앵커를 맡았다. JTBC 대표이사, JTBC·JTBC스튜디오 총괄사장을 거쳐 2021년 순회특파원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JTBC에서 일한 시기였고, 그게 공교롭게도 한국현대사의 격동기였다(그렇지 않은 때는 없었지만). 바로 내가 뉴스 책임자로 앵커석에 앉았던 날들이기도 했다. (7쪽 발췌)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머리말 '옛 궁궐의 문지기들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1부 '어젠다 키핑을 생각하다', 2부 '저널리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뉴스룸을 떠나다'로 마무리된다. 프리퀼: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그 배 세월호, 태블릿PC 스모킹건으로 연 판도라의 상자, 대통령 선거는 불꽃놀이가 아니다, 미투 피할 수 없는, 우리는 평양에 가지 않았다, 공영방송에서 종편으로, 저널리즘에서 운동으로?, 레거시에서 디지털로, 코너를 돌면 새로운 저널리즘이 보인다, 저널리즘의 선한 설계를 위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2013년 10월 14일. 그날은 월요일이었다. 당일의 뉴스 런다운에는 톱뉴스가 공란으로 돼 있었다. 톱뿐 아니라 그 밑으로 몇개의 공란이 이어졌다. 취재 자체도 극비였고, 뉴스가 나갈 때까지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모두 모르도록 했다. 보안 유지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도 「뉴스룸」에서 이런 경우는 몇번 더 있었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태블릿PC 때도, 미투 때도 그랬다. 그럴 때마다 보도국 안팎에선 '뭔가 또 큰 게 있구나' 하곤 했다. (22쪽)
이 책에는 손석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커다란 사건들이 펼쳐진다. 손석희가 참여하고 실제로 바라본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것이다.
나는 일부러 뉴스를 챙겨보는 편은 아니라서 나의 기억 속에는 지극히 일부분인 어느 장면만 들어있지만, 그 이외의 장면들을 이 책에서 생생하게 만나니 실감 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우리의 가까운 과거와 현재까지, 그 시간 속에서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그 보도를 현장감 있게 살펴본다. 마음속에서 울컥하며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가려지고 편집된 무언가를 보며, 내가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진다.
2019년 10월 20일, 서울은 백여일 만에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단계로 들어섰다. 뉴스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동안 공기가 그렇게 맑았다니… 그 맑은 공기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가쁜 숨을 쉬었던 것인가. (284쪽)
이 책으로 들여다본 가까운 과거의 모습들이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지금보다 맑은 공기였을까, 아니면 만만치 않은 나쁜 공기였을까. 지금 우리는 어느 위치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