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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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조선의 복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조선에도 재난지원금이 있었나요?

국민연금의 미래가 조선에서 보인다?

기본소득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책 띠지 중에서)

이런 질문을 보고 나니 이제야 그 답변이 궁금해졌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영서. 1990년생. 충주의 작은 사찰에서 살고 있으며, 딴지일보에 한국사·문화재·불교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이 있다. (책날개 발췌)

조선의 복지 정책은 크게 구황 정책, 의료 복지 정책, 취약 계층 지원 정책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중 핵심인 구황 정책과 취약 계층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특히 진휼과 환곡은 조선 복지 정책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1장에서는 대략적인 내용만 훑어보고,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어떤 사회현상을 만들어냈는지는 2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9쪽)

이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된다. 여는 글 '조선의 복지, 뭣이 중헌디?'를 시작으로, 1장 '조선의 복지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2장 '복지 정책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로 이어지며, 다시 여는 글 '복지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로 마무리된다. 저자의 말, 미주, 참고문헌, 도판 출처 등이 담겨 있다.

진휼이란 천재지변이나 기근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의 사람들에게 곡식 등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재난지원금이죠. (24쪽)

이렇게 이 책에서는 지금 우리의 시선으로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조선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진휼'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2,949건의 기사가 검색됩니다. 특히 복지 정책에 관심이 많았던 세종(195건), 영조(382건), 정조(268건) 재위기, 그리고 역대급 대기근이 있었던 현종(403건), 숙종(407건) 재위기는 진휼이 국책 사업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추진되었죠. 진휼과 비슷한 '구민' '구제' '진제' 등으로 검색하면 기사의 양은 더 늘어납니다. (24쪽)

과거의 기록을 기반으로 그 당시의 상황을 추정해보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1400년대 조선 인구가 580만여 명으로 추정됨을 감안하면, 인구의 13% 이상이 재난지원금을 통해 아사를 피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료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기록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조선시대 사회상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저자가 읽는 맛을 살리기 위해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료에 과감한 편집과 윤색을 가해서 탄생한 것이니, 옛 언어로만 접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부분이다.

풍성한 자료를 더해서 풀어나가니 역사적인 사실을 훑어볼 수 있으면서, 언어를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짚어준 부분도 있어서 흥미를 자아냈다. 물론 그 시대의 언어와 표현이 난해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순화된 데에는 저자의 노고가 크다.

저자의 노력 덕분에 과거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조선 복지정책에 관한 글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쓴 책이다.

'정책'이 아니라 '사람', '효과'가 아니라 '사회'를 보고자 했습니다. 조선의 복지 정책이 조선 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조선 사회의 단면은 어떻게 빚어졌는지, 빛과 그림자를 모두 담아내고자 시도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시도 끝에 빚어진 소박한 결과물입니다. (291쪽)

조선시대의 복지정책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눈앞의 복지정책, 다른 나라의 복지정책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우리 과거의 역사 속 복지정책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바라보는 것도 현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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