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
김소월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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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를 감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시가, 문득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분명 예전에도 보았던 시인데, 그냥 넘어갔던 시인데, 느낌이 이렇게도 다를 수 있구나! 생각된다. 그래서 시는 어느 한순간의 감정으로만 그것이 전부라고 파악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특히 시를 감상하면서 윤동주, 김소월 시인의 시는 더욱 특별하다. 평소에는 좋다가, 어느 순간 아주 좋은 때가 있다. 그래서 윤동주, 김소월 시인의 시를 필사할 수 있도록, 이렇게 필사시집이 출간된 것이 무척이나 반갑고 고무적이다.

시를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이 직접 적어보고 외워보면서 음미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이 책 『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를 들여놓기로 했다.



이 책에는 김소월 시인의 시가 담겨 있다. 김소월(1902~1934)은 일제 강점기에 이별과 그리움의 정서로 민족의 한을 노래한 시인이다. 일제의 탄압으로 배움의 터전을 잃고 조선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목도하며, 그의 시상은 나라 잃은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색으로 채워져 갔다. (책날개 발췌)

책 초반에 고석규 평론 '소월 시 해설'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시에 대하여 해설을 붙인다고 하는 것은 시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고 생각하며 시인에 대한 참혹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김소월의 시를 해설하라 하면 차라리 한 편의 소월 시를 읊고 듣고, 다시 거기에 흐르는 어떤 아늑한 감동을 각자가 마음속에 새겨볼 수 있다면 저절로 소월 시는 이해된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하긴 이제 시험문제 풀이로 시를 배울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내 마음에 와닿는 느낌 그대로 감상하면 될 일이다. 그러니 나도 그 시간에 소월 시를 읊고 적고 펜으로 꾹꾹 눌러가며 마음에 담기로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민족시인의 시를 독립운동가의 서체로 필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넘겨보면 필사할 수 있는 장이 있는데, 한용운을 새기다, 윤봉길을 새기다, 안중근을 새기다, 김구를 새기다 등 독립운동가의 필체가 등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민족시인의 시에 독립운동가의 서체를 덧입혀 시를 마음에 새긴다는 것은 그냥 단순히 읽어나가는 것과는 또 다른 비장한 무언가를 건네받는 느낌이다.

매일 한 편씩, 깊이 있게 음미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필사는 시를 마음에 새기는 것이니 더욱 특별하다.



한 권의 시화집으로도 손색이 없고, 곳곳에 독립운동가들의 서체로 필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것도 인상적이다.

같은 시도 언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 같은 책을 다른 시간에 바라보는 것도 감상이 달라지고 말이다. 독립운동가들의 서체로 필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일러스트를 담고 있어서 시화집으로서의 역할도 하니 소장 욕구가 발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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