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 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 1
모치즈키 마이 지음, 사쿠라다 치히로 그림,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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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때가 있다. 몽글몽글 고양이에게 위로받고 싶은 그런 날. 햇살을 받으며 고롱고롱 그르릉 골골송을 하거나 식빵 굽는 고양이 궁디팡팡! 고양이를 키우지 않으면서 이런 소리를 한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도 괜찮다. 문학작품 속에서 고양이를 만날 기회는 무궁무진하니 상상력의 자극을 받을 마음만 준비하면 된다.

예전에 소설에서 고양이가 "혹시 커피가 남았으면 한 모금 할 수 있을까?"라고 인간의 말을 하는 장면 만으로도 나는 그 상상력을 건네받아 가끔 고양이가 밥도 해주고 설거지도 해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살림이 제일 귀찮으니까.

어쨌든 이번에는 신비로운 보름달 커피점에서 고양이 마스터와 점원들이 환상적인 디저트와 별점술로 위로해준다고 하니 솔깃했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에서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별점을 듣는다. 이토록 소중한 시간이 또 있을까" (책 띠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모치즈키 마이.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현재 교토에 거주하고 있다. 2013년 E★에브리스타에서 주최한 제2회 전자 서적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으며, 2016년 《교토탐정 홈즈》로 제4회 교토 책 대상을 수상했다. 일러스트는 사쿠라다 치히로. 모치즈키 마이가 일러스트에 반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카페, 디저트와 관련된 일러스트로 카페 이벤트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며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제1장 '물병자리 트라이플', 제2장 '보름달 아이스크림 퐁당 쇼콜라', 제3장 '수성 역행대의 재회', '전편 수성 크림 소다', '후편 월광과 금성의 샴페인 플로트'로 이어지며,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작가후기와 참고문헌이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은 사쿠라다 치히로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일러스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소설이라고 한다. 이 책을 넘겨보면 갖가지 디저트와 고양이 점원들이 눈에 띈다. 이 그림부터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바로 이들의 매력에 빠져든다. 고양이도 좋고 달달한 디저트도 나를 설레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마음이 벌써 훅 풀린다. 보름달에는 놓아버리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고양이와 디저트가 함께 해서 더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겠다. 펼쳐들자마자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다.

일러스트부터 환상적이다. 보름달 아이스크림 퐁당 쇼콜라, 아침놀 시럽을 넣은 별무리 아이스커피, 월광과 금성의 샴페인 플로트, 하늘색 맥주 '별하늘' … 일러스트를 보며 마음이 다 설렌다. 보름달 커피점이라는 설정 자체도, 거기에 디저트와 음료까지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기도 전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보름달 커피점의 고양이 별점술사

"'보름달 커피점'에는 정해진 장소가 없습니다. 그때그때 당신이 자주 다니는 상점가나 종착역, 한적한 강변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마음이 가는 대로 나타난답니다. 또한 우리 가게는 일반 손님에게 주문을 받지 않아요.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디저트와 식사, 음료를 제공합니다."

앞에 선 커다란 삼색 고양이가 그렇게 말하고 생글 웃었다. 어쩌면 꿈을 꾸는 건지도 모르겠다. (책속에서)



앗, 그런데 첫 페이지에 일러스트를 보며 막 설레다가 다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초반에는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속으로 '고양이 언제 나와?'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간 것은 살짝 비밀로 해야할까보다.

그래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보름달 커피점'이 나오면 저절로 집중해서 읽게 된다. 머릿속으로 마구 상상력을 풀가동하고 말이다.

그리고 고양이가 나오는 카페라는 설정이지만, 인간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어서 단맛 쓴맛 짠맛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가 이 모든 것을 짚어주고 위로해주는 느낌이다.

누구나 문득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런 때에 고양이들이 알아서 메뉴 선정도 해주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위로까지 건네준다면, 사는 게 조금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이런 보름달 커피점에서 고양이가 알아서 디저트도 제공해주고 별점술까지 해주며 상담을 해준다면 보름달 뜰 때 단골손님으로 찾아갈 듯하다.




그동안 보름달을 보면 토끼나 늑대 종류만 생각이 났는데, 이제는 고양이를 떠올려야겠다. 그리고 보름달을 보면서 고양이가 알려준 보름달의 힘을 하나씩 떠올려보아야겠다. 어쩌면 보름달을 바라보는 나에게 필요한 힘이어서 그때그때 달라지겠지만, 한동안 보름달 커피점의 디저트가 눈앞에 아른거릴 듯하다.

또한 이 책의 저자 모치즈키 마이가 사쿠라다 치히로의 일러스트에 반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이 일러스트를 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스토리를 더욱 환상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크나큰 역할을 했다.

고양이와 디저트, 환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의 달고 쓰고 눈물 또르르 흐르는 복작복작 삶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소설이다. 꿈인 듯 현실인 듯 환상적인 분위기의 소설이어서 상상의 세계에 초대받은 듯하다. 지치고 힘든 시간에 위로를 건네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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