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라푼젤 - 성별 반전 동화 12편
캐리 프란스만 그림, 조나단 플랙켓 글, 박혜원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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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과 표지 그림부터 시선을 끈다. 이 책에는 성별반전동화 12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래동화는 성별을 바꿔서 읽기에 알맞은 장르라고 말한다. 과연 그 말이 맞는지 아닌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작가의 말을 보면 저자 조나단 플랙켓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남달랐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밤마다 저와 동생이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셨어요. 그런데 우리 몰래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성별을 바꿔서 읽어주셨죠. 그렇게 하니까 아버지는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우리는 구태의연한 성별 고정 관념을 따르지 않고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5쪽)

이 책의 탄생을 알고 보니 더 흥미롭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색다르게 들은 기억이 있는 저자는 만화가이자 아티스트인 캐리 프란스만과 결혼하고 딸 아이도 낳았다. 이들 부부는 이 아이가 여자아이도 힘이 장사일 수 있고 남자아이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랐다는 것이다.

그러던 저자는 성별을 바꿔주는 알고리즘으로 전래동화 몇 편을 바꿔보고 스토리 세부 사항에 대해 고심 끝에 이야기가 탄생했고, 캐리 프란스만이 그림을 그린 것이다. 조금 알고 나니 더 궁금한 전래동화로 탈바꿈하여 이 책 『미스터 라푼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백설왕자, 미스터 라푼젤, 장화 신은 암고양이, 그레텔과 헨젤, 재클린과 콩나무, 신더와 유리구두, 잠자는 숲속의 왕자, 진짜 왕자를 구별하는 법, 미남과 야수, 빨간 망토 소년, 프라우 럼펠스틸트스킨, 엄지왕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장 먼저 「백설왕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주를 왕자로 성별을 바꿔주니 머릿속 그림이 달라지고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생겼지?" 그러면 거울은 늘 "왕이시여, 바로 왕이시지요. 세상에서 왕보다 더 잘생긴 분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백설왕자가 왕보다 더 멋있게 크기 전에는 말이다.

어느 날, 왕이 거울 앞에 서서 평소처럼 똑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거울이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왕이시여, 왕은 아름다운 분입니다. 그건 사실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백설왕자가 왕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이야기는 진행되고, 그리고 이번에는 일곱 명의 여자 난쟁이들이 등장하니, 이들의 이야기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우리가 결론까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성별을 바꿔주니 상상의 세계가 달라진다. 이것만으로도 상상력이 자극되는 시간이다.

또한 신데렐라가 아니라 신더가 등장하는 「신더와 유리구두」도 흥미롭다. '유리구두' 하면 떠오르는 그 구두, 어릴 적 동화에서 보던 그 드레스와 구두가 아니라 다른 것을 상상한다는 것은 신선한 자극이다.




어쩌면 우리는 예전부터 그렇게 알아왔고 들어왔기 때문에 고정관념으로 세상을 보며,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당연한 듯 권하고 있었나보다. 아이들에게 기존의 동화도, 이렇게 성별을 바꿔서 들려주는 동화도, 다 접해보도록 한다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성별의 사람이든, 내가 좋아하는 이름을 갖고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요. 동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 모두 내가 꿈꾸는 모습대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답니다. 현실에는 요정 대모와 요정 대부가 없어도 말이에요! (책 뒤표지 중에서)

동화를 접하는 특별한 시선을 건네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전래동화를 성별 바꿔서 읽으며 머릿속 그림을 다시 그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늘 비슷비슷한 동화 말고 색다른 것이 필요한 시간, 부모와 아이들에게 이 책을 펼쳐들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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