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1~2 세트 - 전2권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나주에 대해 정말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당장 '나주'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인지 말해보라. 나는 '배', 그리고 '배', 또다시 '배' 그랬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이 책을 보고 나주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그리고 저자는 <PD 수첩>의 송일준 PD인데,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도 궁금했다.

특히 띠지에 뼈 때리는 한 마디 말이 마음에 훅 들어와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꿈만 꾸지 말고 떠나라! 가슴 대신 다리가 떨리기 전에!"라는 것 말이다.

그가 들려주는 나주 살기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서 이 책 『송일준의 나주 수첩』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송일준. 1957년 영암에서 태어나 나주로 이사했다. 나주초등학교에 입학해 나주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주중학교로 진학했다. 나주중학교 1학년 때 상경했다. 1984년 MBC에 입사해 3년 간의 AD생활을 거쳐 PD로 승격했다. 한국의 방송에 PD저널리즘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PD수첩>의 대표적 얼굴 중 한 명으로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책날개 발췌)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를 시작했다. 나주는 유년시절의 모든 추억이 있는 곳, 친구들이 살고 있고 눈에 익은 풍경과 냄새가 있는 곳, 서울에 살면서 늘 그리웠던 곳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프롤로그를 보다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나주 하면 배 말고 다른 걸 떠올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나주를 가볼 만한 관광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주에서 살아보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지만, 솔직히 나도 배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다음은 가물가물해서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나주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주곰탕의 원조집이 있고 600년 역사의 홍어음식 거리가 있다. 영산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사문화관광 자원들이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나주에 살아보니 좋더라'라는 감상 위주의 책이라고만 생각하고 집어 들었다가, 생각 외의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내 눈빛이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눈이 번쩍 뜨였다. 흥미로워서. 이렇게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는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 미처 알지 못했다.

저자는 광주MBC사장을 끝으로 37년에 걸친 방송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직후, 제주 한달 살기를 했다고 한다. "제주도 표선에 나주 금성산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습니다" 한달 살기를 하러 간다는 말을 들은 나주의 지인이 정보를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신화에 의하면 제주도 서귀포 토산에 좌정한 신은 나주 금성산에 살던 귀 달린 '천구아구대멩이'라는 뱀이라는 것. 직접 토산리 신당을 찾아나선 이야기부터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나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나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말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보는 듯했고, 그곳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는 듯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주 곳곳을 돌아보는 듯했으니,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주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꽤나 있겠다고 짐작해 본다. 나주에 특화된 여행 가이드북으로 이 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나주에 산 7개월 동안 띄엄띄엄 쓴 글이 어느 새 책 두 권 분량이 되었다. 아직 다 돌아보지 못했으니 여전히 써야할 것들이 많지만 일단 책으로 묶어내기로 했다. 나주만을 소재로 한 여행서로는 처음이지 않을까. (에필로그 중에서)

이 책에는 사람들도 있고, 음식도 있고, 관광지도 있고, 역사와 전설 등 온갖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나주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저자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 전해준 정보를 듣고 찾아가거나,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 또한 이야기가 풍성해져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1권에서는 중간중간에 저자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살아가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글을 보며 그의 생을 가늠해본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천년고도 나주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도 말이다. 여행은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책에서 그 또한 놓치지 않고 풍성하게 담아놓았다.

이 책을 읽고 바로 나주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 이 정도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직접 가보고 싶어질 것이다. 아마 직접 가보면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나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풍성한 이야기를 통해 나주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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