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아, 너도 알다시피 BTS, 그들의 노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한마디로 말해 그들의 노래는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이라 할 수 있어. 매크로,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 마이크로,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지. 스케일이 다르고 심도가 다르다고 보아야 해.
그리고 BTS,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기상천외해. 매우 새롭다는 얘기지. 하지만 내용만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개인적이어서 친근함을 느끼게 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이게 또 그들이 부르는 노래의 특징이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해. (328쪽)
이 책은 세대 간의 단절을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애들 노래 잘 모르겠다는 세대라도, 이들 노래의 가사를 깊이 음미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모두들 한마음으로 감상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겠다. 서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겠다.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한때는 음악을 즐겨들으며 지냈지만, 일상을 살아가며 그랬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던 사람에게도 BTS의 노래 가사도 보여주고 거기에 대해 나태주 시인 자신의 생각도 들려주니,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경험을 하게 만든 책이다. 경계를 허물어버린 느낌이랄까. 나이의 경계, 시와 산문과 노랫말의 경계,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느낌말이다. 높이 쌓아올린 팥빙수를 잘 섞어서 맛보는 느낌이다. 다양한 시도를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