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 녹말음식은 어떻게 살을 빼고 병을 고치나, 재개정판
존 A. 맥두걸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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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싶어진 이유는 이 추천사 때문이었다.

당신은 이 책을 다 읽으면 집으로 달려가 냉장고에 있는 가짜음식을 쓰레기통에 다 버릴 것이다.

_존 로빈스(<음식혁명> 저자)

사실 항상 건강한 음식만 먹고사는 것은 아니니, 나도 떠올려보니 얼핏 몇몇 가지 식재료가 생각났다. '다시 안 먹기로 해놓고 왜 또?'라는 푸념은 잠시,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

그렇게 하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책을 펼쳐 드니 이 책이 이미 재개정판인데다가 수많은 이들의 추천사로 장식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내몸이 최고의 의사다》 저자 임동규 농부의사의 추천사를 읽다가 내 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해결책을 발견하고는 눈이 번쩍 뜨인다.

이 책은 채식을 하지 않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채식인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채식인들은 식단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골고루 먹어야 하니 콩과 견과류를 챙겨 먹어야겠지? 배는 좀 부르긴 한데 한 숟가락을 더 먹을까 말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습니다. 기존 영양학에 세뇌된 지식이 남아있어 영양이 부족할까봐 걱정을 하고, 더 먹으면 살찔 것 같은 사소한 걱정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걱정까지 날려버립니다. 살을 찌게 하는 주범은 육식이며, 육식주의의 잔재입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음식을 먹어야 하며, 오메가-3를 위해 견과류를 꼭 챙겨먹어야 한다는 논리는 허구이며, 육식주의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논리적으로 설명해줍니다. (11쪽)

나도 채식을 지향하지만, 사실 건강을 위해 챙겨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먹는 음식들도 있기 때문에, 더욱 이 책의 필요성을 느끼며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존 맥두걸. 고기와 유제품을 너무 먹어 18살에 중풍에 걸렸다. 친구들보다 20~30kg 더 비만이었다. 오랫동안 병원을 들락거렸지만 실패했고 후유증으로 지금도 다리를 절룩인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어 의대에 진학했다. 전 과목 A를 받고 의대를 졸업했고 의사가 되었지만 약과 수술로 일시적인 고통을 덜어줄 수밖에 없었다. 만성질환의 원인은 알 수 없었다.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책임의사로 일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이민 1세대는 병이 없는데, 2,3세대는 왜 병이 많을까? 육식과 유제품이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 고기와 유제품의 해악을 널리 알리고, 녹말음식과 채식의 전도사가 된다. 맥두걸 프로그램을 열어 수만 명의 체중을 줄이고 병을 고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11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엉터리 의사였음을 나는 고백한다', 챕터 2 '인간은 녹말을 먹는 동물이다', 챕터 3 '녹말음식을 먹으면 왜 날씬해지나?', 챕터 4 '동물성식품에는 3가지 독성물질이 있다', 챕터 5 '녹말은 어떻게 인간의 질병을 치유하는가?', 챕터 6 '그러면 단백질은 어디서 섭취하나요?', 챕터 7 '그러면 칼슘은 어디서 섭취하나요?', 챕터 8 '어느 물고기 사냥꾼의 고백', 챕터 9 '뚱뚱한 채식주의자', 챕터 10 '영양제에는 영양이 없다', 챕터 11 '설탕과 소금은 죄인이 아니다'로 나뉜다.

독자 여러분들은 아마도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유제품 등을 멀리하고 과일과 채소를 위주로 하는 다이어트의 장점에 대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만으로는 완벽할 수 없다. 녹말이 많이 든 음식을 같이 먹어야 한다. 배추나 시금치 같은 채소와, 사과나 오렌지 같은 과일을 먹더라도 항상 공복감이 남기 때문이다. 물론 과일과 채소는 몸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포만감을 주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 그 공복감 때문에 무엇인가를 몸에 채워 넣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건강과 체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나쁜 음식에 손을 뻗치게 만드는 것이다. (48쪽)

그래, 이거다. 요즘 과일과 채소를 잘 챙겨먹으려고 하고 있지만, 금세 배가 꺼지고, 그러고 나면 나는 나쁜 음식을 채워 넣는 경우가 있었다. 탄수화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밥의 양은 줄이게 했음에도 몸에 좋지 않은 다른 음식들을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무덤덤했던 것이다. 밥을 조금 먹고 버티다가 괜히 다른 것을 먹을 바에는 밥을 좀 더 챙겨 먹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는 말이다. 현재의 당신은 당신이 먹은 것의 결과물이라는 말이다. 먹는 대로 몸이 변한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먹는 대로 세상도 변할 것이다. (212쪽)

음식을 다시 재정비할 때가 되었나 보다.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을 보면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먹었던 음식들, 맛있다고 먹었던 음식들을 한 번에 끊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먹을지 말지 결정할 수는 있겠다. 이 책이 이왕이면 건강한 음식으로 선택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의 옮긴이 강신원에게도 이런 일화가 있다.

요즘도 아주 간혹 술자리에서 고기 몇 점을 먹기도 하는데, 친구들이 '왜 먹지 않느냐'고 성화를 낼 때는 어쩔 수가 없다.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서 먹는 시늉을 할 뿐이다. 왜 까다롭게 채식만 하냐고? 고기를 안 먹다 보니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버렸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소고기든 닭고기든 우유든 피자든 가리지 않고 먹던 내가 말이다. 몸무게는 당연히 15kg 정도 빠졌고 피부도 깨끗해졌다. 가끔씩 주민등록상 나이가 실제로 맞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듣게 되었다. 봄마다 괴롭혔던 알레르기도 사라졌다. 최근 20여 년 동안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갈 생각이 없다. (275쪽)

이 책은 어쩌면 수많은 의문과 함께 읽어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부터 점검해야하니 말이다. '정말 그게 아니라고?'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재개정판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며, 양심의사들의 찬사도 받은 책이니 일단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그로 인해 날씬해졌고 병을 고쳤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_콜린 캠벨(영양학자, <무엇을 먹을 것인가> 저자)

채식을 하고 있지만 영양이 부족할까 걱정되는 사람, 내가 하고 있는 식사가 어떤지 점검하며 건강하게 식사를 마련해 보고 싶은 사람 등등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은 많을 것이다.

특히 저자는 상업주의에 물든 것이 아니라, 누가 뭐라든 상관없이,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믿음이 간다. 게다가 원문출처 및 참고 자료도 책 뒤에 빼곡히 정리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더 깊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항상 단백질, 견과류 등을 잘 챙겨 먹지 않아서 부족하다고만 생각하며 지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그런 것은 염려할 부분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식생활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음식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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