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세끼 1
치즈 지음 / 므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백수세끼』 1권이다. 하석진 고원희 임현주 주연 2021년 <백수세끼> 드라마 방영작이라고 하여 이게 끝인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드라마이고, 단행본은 이게 시작이다. 아직 남은 뒷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보고 어찌나 아쉽던지.

드라마나 연작소설 같은 경우 마지막회가 끝나는 것을 보고 시작하는 내가 실수한 거다.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순식간에 다 보고 나서 다음 권을 기다려야 하다니, 그 얼마나 멀고 험난한 길인가!



『백수세끼』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갈 곳을 잃은 젊은 청춘의 연애사입니다. 당시에는 최선이고 자신의 선택이 옳은 줄 알았으나 돌아보면 어설프고 서툴렀던 모습에 반성하고 성장해 나가는 재호와 수정이의 모습을 보고 여러분들께서 조금이라도 공감과 위로를 받으셨다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주인공은 재호와 수정이다. 재호는 27세, 수정의 남자친구, 대학 졸업 후 N년 째 백수 생활 중이다. 7년 동안 연애한 수정에게 문자로 이별을 통보받았다. 수정은 27세, 웹 개발 회사 2년 차 직장인이다. 재호와 같은 학교 CC이며 최근 지친 연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N년째 취업 준비 중인 비자발적 백수, 재호

재호보다 먼저 취업에 성공한 여자친구, 수정

문자 하나로 7년간의 연인관계가 끝나고 마는데…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는 총 16화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화 '치킨', 2화 '라면', 3화 '곱창', 4화 '떡볶이', 5화 '모둠꼬치', 6화 '제육볶음', 7화 '칵테일', 8화 '콩나물 국밥', 9화 '아포카토', 10화 '김치볶음밥', 11화 '더블치즈버거와 치즈스틱', 12화 '쌀국수', 13화 '족발', 14화 '하와이안 피자', 15화 '소시지 야채볶음', 16화 '마카롱'으로 나뉜다.

첫 시작은 재호가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별 후에도 밥은 넘어가고 김치볶음밥은 눈물 나게 맛있었던 것이었다. 다음 장면은 재호가 친구와 맥주 한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별했지만 멀쩡하다며 친구가 한 마디 한다.

그런데 프라이드치킨을 시켜 먹는데, 재호가 닭다리를 하나 더 먹으려고 하니, "아무리 이별한 친구라도 닭다리 두 개는 오버다."라며 친구가 버럭 한다.

장면은 바뀌고 수정이 프라이드치킨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수정은 그동안 다리를 못 먹었다며 먹으려다가 힘없이 내려놓는다.

이 책은 청춘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를 음식을 소재로 잘 엮어놓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음식의 기억과 촌철살인의 한 마디에 몰입하여 이 책을 읽어나갔다.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그 장면이 연상되어 웃음이 나기도 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올 컬러 실감 나는 구성이어서 더 그런가 보다.



예전에는 두 사람의 마음만 맞는다면 음식은 상관없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음식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음식을 통해 재호와 수정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곱창을 못 먹는 재호와 하와이안 피자가 싫은 수정의 이야기, 거기에 담긴 사람의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재호: 일단 한번 먹어 봐. 왜 먹어보지도 않고 그래?

수정: 먹기 싫은 걸 내가 왜 억지로 먹냐?

재호: 너 정말 이기적이다. 나는 못 먹는 곱창 너 때문에 속 뒤집어져 가면서 먹었는데 너는 먹어보지도 않고 그러냐? (262쪽, 14화 하와이안 피자 중에서)

함께 한 세월이 길다는 것은 함께 먹은 음식이 많다는 것이고, 거기에 담긴 스토리도 그만큼 풍부하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데 어찌 식성도 같겠는가. 헤어져도 음식에 대한 기억은 남는 것이니, 그에 대한 만화 소재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제목도 인상적이고 내용도 참신한 이 책을 너무 금세 다 읽어버려서 아쉽기만 하다. 어서 다음 권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