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하는 말 더 이해하는 말 - 삼키기 버거운 말은 거르기로 했다
조유미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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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긋나긋 조용히 마음을 건드려주는 에세이를 읽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조용한 새벽시간에 내 마음을 툭 건드려주는 그런 글을 만난 느낌이다. 저자의 글을 건져 툴툴 털고 보니 그게 내 마음인 듯한 그런 느낌 말이다.

이 책은 150만 독자가 사랑한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 조유미의 첫 번째 인문 에세이 『또 오해하는 말 더 이해하는 말』이다.

늘 괜찮지는 않아도 된다. 좀 더 내 마음에 솔직해져 보자. 이 책을 읽으며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고요한 시간에 잘 어울리는 에세이 『또 오해하는 말 더 이해하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유미. 글이 가진 힘으로 150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 작가다. 8년 동안 꾸준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책, 웹툰, 작사, 유튜브, 웹소설 등 시대의 흐름을 타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책날개 발췌)

남이 무심코 던진 말에 하루 종일 감정을 소모하거나, 사람과 만날 때 관계가 동등하지 못하고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사람을 위해 나의 온 세월 동안 수집한 삶의 문장을 이 책에 담았다. 매일 얽히는 오해, 그걸 풀어 가기 위한 이해. 그 중간 어디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늘의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5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나.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말', 2부 '관계. 타인을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말', 3부 '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말', 4부 '마음가짐.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붙잡아 주는 말', 5부 '태도. 내 삶의 방향을 들려주는 말'로 나뉜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거기에서 이어지는 생각을 풀어내니 공감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불쾌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위로를,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기도 해보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거 해도 될까?'라는 고민은 사실 내 마음은 너무 하고 싶은데 걱정이 많아서 드는 물음표이다. 남을 배려하느라 내 몫을 없애지 말고, 먼 미래를 헤아리느라 현재를 포기하지 말고,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내가 원하는 것을 놓치지 말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몸을 맡겨 보자. 다른 사람은 기억 못해도 나는 기억하니까. 세상 사람이 다 몰라줘도 내가 아니까. (46쪽)



얼마 전 누군가가 툭 던진 질문에 바로 대답하고는 무언가 불쾌한 느낌이 한동안 나를 지배했다. 저자에게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원하는 답을 주고 나서 '아, 괜히 말해줬나' 후회가 바로 밀려왔다는 것이다. 대답을 해주고 상황이 종료되면 기분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급격하게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무례한 질문 앞에서 나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굳이 대답을 하며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했던 일들이 떠오르며, 앞으로 나도 기준을 잘 세워서 나 자신을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글이다.

친하다고 하기에는 관계가 그렇게 가깝지 않고 그렇다고 안 친하다고 하기에는 공통분모가 몇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정중하게 말하되 내 사정을 부드럽게 전달하기로 했다. "아직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리가 안 되어서요", "그건 제가 아직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고 있지 않아서요", "그건 제가 더 확실해졌을 때 말씀드릴게요" 정도로 거절하기로 했다.

불쾌한 질문에는 억지로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상대의 기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라 거절이 힘든 사람이라면, 대답을 하지 않은 것처럼 대답하면 된다. 대답은 하지만 정답을 주지 않으면 된다는 의미이다. (82쪽)



어쩌면 지금 내가 자존감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어서 그런지, 문득 들려주는 말에 위로를 받는다.

'장점만 있는 나'도 '단점만 있는 나'도 없다. 장점도 단점도 모두 나의 한 조각이다. 장점과 단점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내가 되는 것이니 내 안에 살고 있는 나를 미워하지 말자. (212쪽)

읽다 보면 저자가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고민해서 조심스레 정성껏 글을 추리고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을 할까 말까 생각되는 부분도, 사실 우리끼리 글 속에서는 이런 말은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도록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이런 내 마음을 들키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괜찮아, 내가 그래. 내 마음이 그런 거라고 해줄게.'라며 내 과오를 덮어주는 느낌이다. 무언가 위로가 되면서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듯해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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