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나에게 - 평생 간직하고픈 시를 읽고, 쓰고, 가슴에 새기다 감성필사
윤동주 외 67인의 시인 지음, 배정애 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매일 시 감상 중이다.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는 조금은 감성이 충만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삶이 무미건조하다는 생각이 들 때, 힘들어서 고통스럽다고 생각될 때, 시는 감성에 기름칠도 해주고 힘든 나를 토닥토닥 달래주기도 한다.

그리고 시는 언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같은 작품이어도 느낌과 맛이 달라지기도 하고 눈을 번쩍 뜨게도 한다. 또한 어떤 시들과 함께 담겼느냐 어떤 글씨로 담았느냐에 따라 시를 감상하는 나의 느낌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틈틈이 시를 모아놓은 책을 눈여겨보다가 괜찮다 싶으면 들여놓게 되는데, 이 책도 그중 한 권이었다. 내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이 꺼내어 감상 중인 책 『시를 잊은 나에게』이다.



이 책에는 윤동주 외 67명의 시인의 시가 담겨 있다. 고정희, 곽재구, 김소월, 김수영, 김영랑, 박인환, 이상, 이육사, 정지용, 정호승, 천양희 등 한국 시인은 물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로버트 브라우닝, 로버트 프로스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등 외국 시인들도 포함된다. 캘리그라피는 감성 캘리그라퍼 배정애의 작품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나 이제 그대를 떠나지 않으리', 2부 '내내 어여쁘소서', 3부 '아름다운 얘기를 하자', 4부 '눈이 오시면 내 마음은 미치나니'로 나뉜다. 이 책에는 총 8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감성필사책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시의 원문이 실려있고, 오른쪽 페이지는 따라 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사실 책에다 직접 쓰자니 멋진 캘리그라피와 비교되고 책을 망쳐버릴까 봐 차마 책에는 적지 못하고 따로 노트에 적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되었든 시를 감상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눈으로 감상해도 되고, 필사하며 꾹꾹 눌러 적으며 감상해도 되고, 소리 내어 읽으며 마음에 담아보아도 된다.

틈틈이 시를 꺼내들어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 활력이 되니 그거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꺼내들어 시 몇 편 감상하는 시간 만으로도 감성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인쇄된 시와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담긴 시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어떤 시들을 어떻게 모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감상이 달라지는 것을 시 한 편씩 음미하며 깨닫게 된다.

책도 양장본인지 표지가 어떤지 글자 간격이나 글자 모양과 크기 등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이미 접해본 시라도 읽는 시기와 책에 담긴 느낌에 따라 나의 감상 또한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편의 시를 읽고, 따라 쓰고, 다시 읊조리는 그 충만한 시간.

읽는 것만으로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시의 마음이

따라 쓰는 동안 한 올 한 올 풀어져 나와

새로운 집을 짓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시는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따라 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나와 그대의 이야기였습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시를 필사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감성 라이팅북이다. 평생 간직하고 싶은 시를 마음에 새기는 작업이 바로 필사의 시간일 것이다.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손으로 꾹꾹 눌러 써보고 음미하며 감성을 키우는 순간을 맛볼 수 있겠다.

이 책을 슬슬 넘기다 보면 수많은 시들 중에서 마음에 콕 와닿는 시가 눈에 띌 것이다. 그 시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니 놓치지 말고 콱 붙잡고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감성이 충만해지는 시 모음집이니 마음껏 이 책을 누리며 감성을 채워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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