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막연하게 생각하던 나의 독서법을 저자가 문자로 규정지어준 것 같아서 무척 반가웠다.
나는 시간제한을 두고 보물찾기처럼 인상적인 문장을 발굴하고 있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그냥 무시하고 있는데, 저자는 거기에 대해 '책은 조각의 모음이다'라는 설명을 한다.
책을 조각 모음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중요합니다. 책에서 나에게 필요한 조각을 찾아내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조각은 무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을 모두 알 필요도 없으며, 각각 단위의 연결성을 알게 되면 모든 단위를 알아야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단위의 상대적 위치를 알면 큰 흐름과 관련한 주요 단위만을 취사선택해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75쪽)
그러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을 만나면, 그렇더라도 거기에서 하나라도 보물을 찾아보자고 들여다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다른 일이 바빠도 그것부터 저절로 집중해서 보게 되니, 집중 못 하는 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책 저자의 문제라며 당당하던 나의 자세에 이 책이 한 마디 거들어준다.
책읽기는 한조각의 멋진 조각을 찾기 위한 보물찾기의 여정입니다. 모든 책을 다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주요 단위를 중심으로 한 덩이 한 덩이씩 보물찾기를 해나갑니다. (77쪽)
또한 크랩독서법에서는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시간제한을 두는 이유는 시간제한이 깰 듯 말 듯한 미션감을 주기 때문(96쪽)이라고 한다. 제한 시간 내에 보물을 찾고, 그 보물을 모아놓고 이리저리 조합하는 과정이 독서다.
크랩독서법은 시간제한을 하고 책을 읽을 것을 권하지만 그저 빨리 읽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책 속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 핵심을 여러 번 반복해서 나의 뇌신경연결로 빨아들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간제한은 그 목표에 효율적으로 이르게 합니다. (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