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헤의 시간 - 독일 국민 셰프 호르스트 리히터 씨의 괴랄한 마음 처방
호르스트 리히터 지음, 김현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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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 국민 셰프 호르스트 리히터 씨의 황당한 마음챙김 『루헤의 시간』이다.

"잠시만 침묵해도 달라이 리히터가 된다고요?"

재미있다. 의외로 그럴 수도 있겠다. 문득 예전에 어느 개그 프로에서 "그까이꺼~ 대~ 충"을 이야기하던 유머가 떠오르면서, 마음챙김이 그리 어렵게만 접근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표지의 그림에서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듯한 예감이 들어서 이 책 『루헤의 시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호르스트 리히터. 독일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TV 진행자이며, 스타 셰프이자 작가다. 2011년까지 가정식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올디테크'를 운영했고, 이 레스토랑의 명성은 가히 전설적이었다. 그는 독일 공영방송 ZDF의 <라퍼, 리히터, 맛있어>를 맡아 진행하면서 재치 있는 입담과 요리 실력을 선보이며 매주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열광시켰다. 그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으로 주요 상을 휩쓸었고, 유명세에 힘입어 2004년부터 라이브 무대에 서고 있으며, 5개의 프로그램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투어 공연을 했다. (책날개 발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내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까? 내가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분은 이 책에서 내가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읽게 될 겁니다. (9쪽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서문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시작으로 1장 '누구나 사소한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다', 2장 '인생에 루헤 한 번쯤', 3장 '일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방법', 4장 '길을 잃지 않고 살았더니 길이 보이더라'로 나뉜다.



비틀즈의 존 레논이 남긴 유명한 한 마디가 생각나는군요.

인생이란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쁠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에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0쪽)

이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정신없이 북적거리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였다며 회오리치던 지금 이 순간의 내가 고요해졌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이 책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루헤가 무엇일까? 먼저 루헤의 뜻을 살펴본다.

Ru.he

[거의 완전한] 고요함; 아무런 소리가 없는 상태 혹은 방해받지 않은 상태, 예를 들면 '기분 좋고 평화로운 고요함' (25쪽)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문득 독일인들은 그래도 휴가를 길게 충분히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도 그것은 충분하지 않은가 보다 생각했다.

우리는 1년 내내 정신없이 움직이고 번아웃이 찾아오기 직전에야 이 섬 저 섬으로 휴가를 간다. 그렇게 1~2주 휴가를 보내고 나서 휴가 동안 우리의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진지하게 믿는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오지만 사흘만 지나도 완벽했던 '원기 회복'은 다시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신호는 당연히 우리가 충분히 쉬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33쪽)




이 책을 읽으며 개인의 경험이자 일기 같은 그 이야기 속에 들어가 본다. 원래 수행을 하는 사람이라든가 고요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 아닌, 방송일을 하고 계신 유명인이 들려주는 일화여서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그 생각을 따라가본다.

묵언 수도원 체험인데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원 주소도 출발 전날 받고, 거기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참여한다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수도원 수행이 모두 좋은 결과만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좌충우돌 실감 나는 수도원 체험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는 깨달음을 얻는다.

내면의 평화를 위한 왕도는 없다. 나는 이 사실을 묵언 수도원에 다녀온 후로 분명하게 깨달았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르며 내면의 평온을 얻기 위해 각자 저마다의 길을 걷는다. 그냥 집에 앉아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도 있고,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고 싶은 사람도 있으며 자연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를 내적으로 채워주는 '적절한' 일, 일과 취미 및 사회적 관계의 적절한 조화, 이것은 모두 스스로 찾아야 한다. (260쪽)

문득 오래전 어느 날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있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가자마자 숙소에 사람들 떠들지, 스님까지도 계속 무언가를 설명해 주셔서 그때 농담으로 묵언수행에서 갓 깨어나셨나 보다 이야기했다. 물론 이건 특정 순간의 개인적인 체험이니 절대 다른 의도는 없다. 그리고 모든 수행 체험이 모두들에게 다 이상적이지 않고 호르스트 리히터나 나처럼 기억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각자의 깨달음이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다른 어떤 책보다 솔직한 현실 체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재미있게 읽으며 나름의 깨달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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