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실내가 점점 어두워지더니 눈이 내렸다. 제인은 깜짝 놀랐다. 눈송이가 오두막 안, 천장에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실내에서 쉭 소리가 나면서 천둥소리가 나더니 제인은 미립자가 되었다. 산들바람이 오두막 안으로 들어와 제인을 날려 보냈다. (76쪽)
아, 드디어 순간 이동. 즐거운 상상. 제인 오스틴은 과연 어느 시대로 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작가의 상상 속으로 슝슝 들어가 본다.
시대가 바뀌고 나 또한 갑작스레 새로운 세상으로 뚝 떨어진 듯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심각해진다. 웃으면서 읽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상 일은 이거냐 저거냐 선택의 문제! 다 가질 수는 없다. 제인 오스틴이 미래로 이동해서 신기한 세상에 맞닥뜨렸지만 또 하나 선택의 문제가 있다.
여기 오래 머물면서 이 세계에 빠져들수록, 당신이 당신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질 거예요. 당신 시대에 있지 않으면 당신은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을 못 쓰게 되고요." … "모르겠어요, 제인?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당신은 역사를 바꿔 놓은 거라고요. 런던에 가게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는데. 벌써 당신 책 한 권이 사라졌어요. 더 많은 책이 그 뒤를 따를 거라고요. 당신이 계속 그러면 결국 당신 소설이 전부 사라질 거예요. 당신도 사라질 거고요." (258쪽)
이 정도 되니 나 또한 긴장되어 애가 탔다.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더욱 집중해서 읽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