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인 러브
레이철 기브니 지음, 황금진 옮김 / 해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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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임 슬립 로맨스'라는 설명 만으로도 나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퍼블리셔스 위클리 TOP 10, 아마존 스튜디오 영화 제작 확정!'이라는 띠지의 글을 보며 나도 이 책을 읽어보기로 '확정!'했다.

그런데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 제인 오스틴이다. 우리가 아는 그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맞다.

『오만과 편견』, 『엠마』, 『설득』……

제인 오스틴의 아름다운 유산들이 책장에서 사라지는 순간, 그녀는 사랑과 펜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띠지 중에서)

여기까지 보고 나는 이 참신한 소재 선택에 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치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곧바로 이 책부터 읽어나가는 시간을 보냈다. 바쁜 일? 지금은 이 책부터 읽기에도 바쁘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 『제인 인 러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레이철 기브니.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작가이자 영화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기브니의 첫 소설이다. (책날개 발췌)



독서와 산책, 그리고 헤어스타일 암살자라는 방정치 못한 행실에 더해 제인에게는 혼인 성사를 가로막는 사소한 흠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그 흠은 모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 흠이란 제인이 글을 쓴다는 사실이었다. (11쪽)

제인 오스틴은 일생 미혼으로 생을 마쳤다는데 그러한 제인이 사랑에 빠졌다니, 이 설정 자체가 정말 흥미로웠다.

그녀는 사랑과 펜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작가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특히 소재 자체가 마음에 들어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타임슬립 장면이 어서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때 실내가 점점 어두워지더니 눈이 내렸다. 제인은 깜짝 놀랐다. 눈송이가 오두막 안, 천장에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실내에서 쉭 소리가 나면서 천둥소리가 나더니 제인은 미립자가 되었다. 산들바람이 오두막 안으로 들어와 제인을 날려 보냈다. (76쪽)

아, 드디어 순간 이동. 즐거운 상상. 제인 오스틴은 과연 어느 시대로 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작가의 상상 속으로 슝슝 들어가 본다.

시대가 바뀌고 나 또한 갑작스레 새로운 세상으로 뚝 떨어진 듯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심각해진다. 웃으면서 읽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상 일은 이거냐 저거냐 선택의 문제! 다 가질 수는 없다. 제인 오스틴이 미래로 이동해서 신기한 세상에 맞닥뜨렸지만 또 하나 선택의 문제가 있다.

여기 오래 머물면서 이 세계에 빠져들수록, 당신이 당신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질 거예요. 당신 시대에 있지 않으면 당신은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을 못 쓰게 되고요." … "모르겠어요, 제인?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당신은 역사를 바꿔 놓은 거라고요. 런던에 가게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는데. 벌써 당신 책 한 권이 사라졌어요. 더 많은 책이 그 뒤를 따를 거라고요. 당신이 계속 그러면 결국 당신 소설이 전부 사라질 거예요. 당신도 사라질 거고요." (258쪽)

이 정도 되니 나 또한 긴장되어 애가 탔다.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더욱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는 건 시선을 잡아끈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가보다. 다른 시대로 뚝 떨어져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웬만하면 실패하지 않는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오만과 편견』을 처음 읽은 건 열다섯 살 때였습니다. 재치 넘치는 이 사랑 이야기의 작가가 평생 독신이었고 자식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허를 찔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로 거기서 『제인 인 러브』는 탄생했습니다. (538쪽, 감사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고 보니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만과 편견』을 처음 읽은 그 나이 열다섯 살 그 시절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도 독특했는데, 그것을 소설의 소재로 활용하여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하여 소설을 결국 완성해서 세상에 내보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렇게 엮어낸 결과물을 보면 뛰어난 창의력이 돋보인다. 그 모든 것이 소설가로서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통통 튀는 참신함과 생생한 현장감에 저절로 시선이 집중되는 소설이다. 흡인력 있는 소설이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에 특히 일과 사랑으로 고민이라면 이 소설을 더욱 실감 나게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그 '제인 오스틴'이 등장하는 타임 슬립 로맨스 소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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