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두 번째 결혼이 시작된 나라, 사우디', 2장 '사우디에 입문하다', 3장 '어린 왕자를 찾아 떠나는 사막 여행'으로 나뉜다. 불길 속에 가둔 소녀들의 영혼, 페튜니아가 전하는 진실, '헨젤과 그레텔'이 살던 곳, 자전거 타는 여자, 우리 동네 대사관 순례기, 스타벅스는 룸살롱, 암시장에서 만나는 빨간 장미와 크리스마스트리, 이슬람 이전의 두 도시 이야기, 사우디를 떠나는 신고식, 경찰에 체포된 나라에서 한국 문화를 가르치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45살이 되던 날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긴 까만 드레스와 보자기보다 더 큰 까만 스카프였는데, 그게 검정 아바야와 검정 히잡이었고, 두 번째 결혼과 함께 저자의 인생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얼결에 담요 같은 아바야를 펼쳐서 입었습니다. 인습과 습속이 사회 문화와 야합할 때 잔인한 권력이 됨을 모르지도 않는 한국 여자 하나가 자기 나라의 인습을 떠나 서양인 남자와 재혼하여 아랍이라는 곳에서 한번 살아보겠다며 도착한 나라,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일체의 타협이 없다는 엄격한 율법의 나라가 맞이한 환영인사는 "아바야!"였고 그 단어는 사우디에 살면서도, 떠나서도 결코 제 사랑을 받지 못했던 단어였습니다. (22쪽)
아무것도 모른 채 사우디로 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니, 이렇게 상세하게 눈앞에 펼쳐놓은 듯 글로 그려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곳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보더라도 대략 그림이 그려지도록 그렇게 글을 쓰고 있다. 사우디라는 공간이 내 눈앞에 뚝 떨어진 듯, 아니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사우디로 뚝 떨어진 듯, 그런 느낌으로 그렇게 이 책을 읽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