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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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과 표지를 보며 짐작하던 것 이상으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런 데에는 저자가 유럽 여행 투어 가이드라는 점이 큰 역할을 했다. 서유럽이라는 큰 숲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럽 여행 투어 가이드가 쉽게 설명해 준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분주해졌다. 직접 따라다니며 유럽 여행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설렜다.

첫 번째 길은 로마에서 시작되어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지나 밀라노까지 이어진다.

또한, 루체른과 인터라켄을 거쳐 제네바까지 연결된다.

나아가 베르사유에서 파리에 다다르며, 길의 마지막은 런던에서 끝이 난다.

이처럼 유럽은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써, 열 개의 길은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역사의 축을 이룬다.

이 책을 통해 서유럽을 간접적으로 여행해보는 것은 물론, 지금의 서유럽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고 보니 지금껏 이렇게 길로 연결해서 유럽 여행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어디 어디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 위주의 여행을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이렇게 길을 짚어준다고 하니 그제야 서유럽을 잇는 큰 축이 보이는 것이다.

이제야 이 책의 제목도 달리 보인다. 다시 보인다. 그리고 무척 궁금해진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서 이 책 『유럽 열 개의 길』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엽. 모두투어 투어 컨덕터이자 여행멘토다.

언젠가 유럽 투어를 끝마치고 한 손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여행이 끝나고 보니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껏 여행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그들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귀중한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네요. 내 인생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유럽 여행인데 말이죠." 이 말을 듣자 한동안 잊고 지냈던 아쉬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손님과 내가 여행했던 시간과 공간은 달랐지만, 여행 후 느낀 아쉬움은 같았다. 그 아쉬움은 여행하는 내내 유명 관광지 같은 나무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역사와 문화가 이룩한 전체 숲을 못 본 것에서 비롯되었다. 큰 그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여행의 기억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새로운 생각을 만들지 못하고 파편처럼 흩어져 버렸다. 서유럽은 유럽 중에서도 단연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이곳을 방문하려는 여행객이 나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유럽이라는 큰 숲을 보여주고자 이 책을 썼다. (6쪽)

이 책에는 총 열 개의 길이 담겨 있다. 첫 번째 길 '로마, 문명의 길', 두 번째 길 '피렌체, 회복의 길', 세 번째 길 '베네치아, 자유의 길', 네 번째 길 '밀라노, 통일의 길', 다섯 번째 길 '루체른, 창조의 길', 여섯 번째 길 '인터라켄, 개척의 길', 일곱 번째 길 '제네바, 관용의 길', 여덟 번째 길 '베르사유, 문화의 길', 아홉 번째 길 '파리, 혁명의 길', 열 번째 길 '런던, 진보의 길'로 구성된다.



패키지여행을 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부지런하게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어서 아쉬운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유여행을 즐겼지만, 내 지식과 시선의 한계 때문에 놓치는 것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피렌체 여행 또한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 원대한 이상을 품고 도시를 건설했던 중세시대 피렌체인의 마음으로 전경을 조망하는 것이 좋은 시작이다. 너무 가까이에서만 보면 특정한 한 점만 보고 끝나버릴 수 있다. 피렌체를 여행할 때는 가깝게 있는 '이런 점'과 멀리 있는 '저런 면'을 함께 봐야 도시를 더욱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83쪽)




저자는 이 책을 서유럽 패키지 투어를 계획하고 있거나 혹은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을 이용해 개별로 서유럽을 돌아보려는 독자에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안내한다.

패키지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안 그래도 시간과 체력이 모자라니 여행 중에 서유럽을 큰 틀에서 바라보도록 안내해 주는 것까지는 힘들 수 있겠다. 그런 경우 미리 이 책을 읽어두어 기본 지식을 챙겨놓으면 그 지식을 기반으로 유럽 현지에서 세세하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저자가 오랜 기간을 유럽을 여행하며 손님들이 아쉬워했던 부분들과 본인이 직접 손님의 입장이 되어 유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실었다고 하니, 부분별로 천천히 읽어두어 배경지식을 쌓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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