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단순히 감자빵을 만들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만 생각하며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문제를 척척 해결해나가는 당찬 모습을 바라보며 저자의 아버지가 참 든든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종자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정말 몰랐다. 종자에 대한 것을 말이다.
우리나라 요리사들끼리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마트에는 두 가지 당근이 있는데, 하나는 '세척 당근', 하나는 '안 세척 당근'이라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시장 상황을 꼬집는 흔한 농담에 나는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우수하고 다양한 농산물 종자가 많고, 심지어 우리가 자체 개발한 종자도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걸까? 왜 똑같이 생긴 종자만을 인정하는 걸까? 왜 흰 감자, 빨간 당근밖에 볼 수 없는 걸까?
청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지만, 수십억 원의 종자 사용료를 몬샌토에 내고 있다. 또한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키위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는 우리 땅에서 나지만, 종자 양육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