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궁금했다. '춘천 감자빵 성공 스토리'라는 점에서 이 책을 그냥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 빵 저 빵 이미 많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레드오션이라 생각되는 분야에서, 어떻게 감자빵 스토리를 키우고 가꿨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사실 이 정도 설명에서 그다지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면, 저자 소개 한 문단에서 그냥 바로 이 책이 궁금해질 것이다.

서울에서 IT회사를 다니다 감자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의 전화 한 통에 26살에 춘천으로 내려가 감자를 팔기 시작했다. 감자와 울고 웃는 3년간의 동고동락 끝에 감자와 똑 닮은 춘천 감자빵을 개발해 연 매출 100억을 돌파했고, 대한민국 관광공모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날개 중에서)

누군가 성공신화를 이루었다면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 궁금해진다. 춘천 감자빵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거기에 얽힌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미소. 청년 농부 출신 남편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밭 주식회사'를 설립해 100여 명의 크루들과 함께 '좋은 농산물을 올바른 방법으로 제공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종자의 다양성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인 '밭'을 만들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추천의 글 '오희영, 김지헌, 김윤정, 홍상기', 프롤로그 '흙 속 감자가 연 매출 100억의 진주가 되기까지'를 시작으로, 1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 2부 '감자 사업은 처음이라서요', 3부 '연 매출 100억 '감자빵'을 탄생시킨 비결', 4부 '최고보다 최선이 되어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앞으로의 다이어리'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처음 춘천에 내려온 날의 기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온 창고를 가득 메운, 팔리지 못한 60톤 감자를 보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저자는 이 여정을 '사업'을 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다가 춘천행을 결심하는 이야기에서 문득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장면이 겹친다. 그리고 그 끝이 성공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냥 단순히 감자빵을 만들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만 생각하며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문제를 척척 해결해나가는 당찬 모습을 바라보며 저자의 아버지가 참 든든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종자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정말 몰랐다. 종자에 대한 것을 말이다.

우리나라 요리사들끼리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마트에는 두 가지 당근이 있는데, 하나는 '세척 당근', 하나는 '안 세척 당근'이라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시장 상황을 꼬집는 흔한 농담에 나는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우수하고 다양한 농산물 종자가 많고, 심지어 우리가 자체 개발한 종자도 있는데, 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걸까? 왜 똑같이 생긴 종자만을 인정하는 걸까? 왜 흰 감자, 빨간 당근밖에 볼 수 없는 걸까?

청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지만, 수십억 원의 종자 사용료를 몬샌토에 내고 있다. 또한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키위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국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는 우리 땅에서 나지만, 종자 양육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32쪽)



그냥 승승장구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면 오히려 흥미가 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여곡절 실패를 거듭하며 길을 찾아 나서는 모습에서 조마조마하면서 읽는 맛이 있다.

우왕좌왕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 걸어가고 있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터득했기에 앞으로도 꿋꿋하게 방향을 잃지 않고 잘 나아갈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잠깐의 쉼표를 찍은 것일 테다.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나누기 위해서.




춘천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한다는 그곳, 매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까페 '감자밭'. 감자와 똑같이 생겨 호기심으로 먹어봤다가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란다는 전설의 감자빵을 만든 주인공. 이미소 대표와의 첫 만남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당시 이미소 대표는 주관도 표현도 결정도 다부지고 당찼다. 무엇보다 미약하게 시작해 이룬 커다란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느 사람들이 그러하듯 구름 위를 붕붕 떠다니며 날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누구보다 정확히 발을 땅에 딛고 서서 더 큰 그림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랬다. 그녀는 큰 그릇임을 나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감자밭! 성공하는 브랜드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은 역시 단기간의 이익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바라보는 진정성과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스토리텔링의 에너지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의 '감자밭'보다 나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감자밭 농장주 이미소의 진심과 배짱에 이제 시간이 선물한 영민함이 더해졌으니 말이다.

_브랜드 컨설턴트, 히노컨설팅 대표 노희영

한 번의 성공에 붕붕 떠다니지 않고, 한 번의 실패에 좌절해서 쓰러지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이제 서른한 살의 나이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지 않겠는가. 무언가 해낼 수 있는 힘을 건네주는 책이니, 감자빵 스토리가 궁금하거나 그 추진력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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