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몰랐던 일본 문화사 - 재미와 역사가 동시에 잡히는 세계 속 일본 읽기,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재면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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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솔직히 읽을까 말까 고민 좀 했다. 그런데 궁금했다. 나는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할 때에는 그냥 읽는 편을 택한다. 혹시 그러다가 인생책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고민은 사실 '일본'에 있었다.

이 책의 책날개에도 이런 말이 있다. '미워하면서도 자꾸만 관심 갖게 되는 일본'이라는 것 말이다. 하긴 그러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있는 질문 몇 가지만 보아도 '아, 답을 알고 싶다'라는 생각이 격하게 들 것이다. 그러면 읽으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있는 존속살인죄, 일본에는 없는 이유?

초고령 사회 일본, 그런데 근래 출산율은 우리나라가 훨씬 낮다?

우리나라에 MZ 세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 유토리 세대가 있다?

그런 점들이 궁금했다. 그리고 특히 궁금했던 것은 "쓰나미가 발생해도 가족은 찾지 말라고?" 였다. 정말일까, 그렇다면 왜일까?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재미와 역사가 동시에 잡히는 세계 속 일본 읽기 『은근 몰랐던 일본 문화사』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조재면. 일본 교토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관계학부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일본 유학시험인 EJU 전문강사로서 꾸준히 유학생을 배출해오고 있다.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를 아우르는 종합과목을 가르치며 오프라인 강의 전 타임 마감 신화를 기록한 명실상부 1타 강사이다. 3년간 팟캐스트 채널 <조재면의 일본연구소>를 운영하며 미디어나 교과서는 알려주지 않았던 '진짜 일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날개 발췌)

우리는 일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미디어조차 일본을 소개할 때 감정을 싣습니다. 이웃 나라이며 왕래도 잦은 나라이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일본에 대한 정보를 꽤나 편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교과서도, 미디어도 잘 알려주지 않는 일본 이야기를 최대한 객관적이면서도 흥미롭고 쉽게 써보자가 이 책의 소명 같은 것이었습니다. (4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법'에는 헌법, 입법부, 사법부, 선거법과 소년법, 프라이버시와 알 권리, 교육권, 2부 '정치·경제'에는 정치인, 지방자치, 미나마타병, 버블경제, 재산세, 소비세, 사토리 세대, 일본식 경영, 3부 '사회'에는 국가 권력과 투쟁, 오키나와, 사회보장제도, 원자력, 철도와 교통, 국제 공헌, 외국인 근로, 이주민, 홋카이도 개척, 아이누, 소수자, 부라쿠, 고령화, 4부 '문화'에는 자연재해, 간토, 간사이, 식량, 종교, 황실, 대중문화, 오타쿠, 서브컬처, 문학, 와비사비, 다도 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나는 이게 제일 궁금했다. '쓰나미가 발생해도 가족을 찾지 말라니?' 그런데 이거 정말 중요한 교육이다. 그러니까 방재 교육에서 배운 것 중 "나는 알아서 도망칠 테니까 나를 찾지 마"라고 부모에게 말하는 것(239쪽)이라고 한다. 가족을 찾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다가 희생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처음에는 쓰나미가 발생해도 가족을 찾지 말라고 하니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그렇게 해야만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니 알겠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일본에 대해 모르던 사실이 정말 많았고, 부담 없이 하나씩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감정은 일단 내려두고,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해,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이 책은 키워드로 정리되어 있어서 관심 있는 부분만 발췌독해도 좋겠고, 그냥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겠다. '오, 그랬어? 몰랐네.'라며 눈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 중에 미성년자인데 투표가 가능한 나라가 한국과 일본 정도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민법상 성인의 기준이 한국은 만 19세이고 일본은 만 20세인데, 두 나라 모두 선거가 가능한 연령은 만 18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곧 미성년자 투표가 가능한 나라는 한국밖에 남지 않게 되는 데요. 2022년부터 일본도 만 18세를 성인 연령으로 개정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45쪽)



이 책은 일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들께 입문자용으로 추천드립니다. 법, 정치·경제, 사회, 문화로 나뉜 테마는 한상 가득 차려진 한정식처럼 다양한 정보와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5쪽)

입문하려면 재미있고 부담 없이 읽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하나씩 알아가며 지적 호기심을 채워갈 수 있는 그런 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고, 키워드로 읽어보니 부담도 없고 흥미롭기만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더 알고 싶고 관련 서적을 찾아서 읽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되어줄 테니, 막 호기심이 생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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